동부CNI 내달 500억 만기상환 부담…계열사 위기 전반 확대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동부제철에 대한 자율협약을 산업은행과 동부그룹이 합의했지만 채권단 내에서 이견이 제기됐다.
자율협약 체결이 안되면 동부제철은 아닌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으로 갈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동부그룹의 제조부문 지주회사격인 동부CNI는 내달 500억원 규모의 회사채만기를 앞두고 있어 동부제철 이외의 다른 비금융계열사들도 채권단 공동관리를 받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동부제철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동부제철과의 자율협약 체결을 앞두고 회사채 차환발행심사위원회(차심위)의 일원인 신용보증기금(신보)을 설득하는 작업에 돌입했다.
앞서 산업은행이 동부제철에 자율협약을 통한 정상화 방안을 제안했지만 이는 7월 7일 만기가 돌아오는 동부제철 회사채 700억원에 대한 차심위의 차환발행 승인을전제로 한 것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신보가 회사채 차환에 찬성하지 않으면 자율협약으로 갈 수없게 된다"며 "워크아웃으로 가게 된다면 채권단의 부담이 너무 커져 신보의 참여가절실하다"고 설명했다.
동부제철은 8월에도 400억원의 회사채 만기도래분이 예정돼 있다. 자율협약으로가면 채권단이 이에 대한 부담을 모두 져야하는 상황이다.
자율협약은 일시적인 유동성이나 신용 위험으로 도산 위기를 맞은 기업을 구제하려는 취지다. 유동성 지원과 구조조정 계획에 대해 포괄적인 협약을 맺어 경영 정상화를 추진하는 것이다.
워크아웃은 채권 금융기관의 정기·비정기 신용위험평가에서 C등급을 받은 기업이 대상이다. 기업구조조정촉진법에 따라 강제성을 갖는다.
워크아웃이 결정된다면 동부제철로서는 자율협약보다 강도높은 구조조정 압박을받게 된다.
신보 측은 동부제철 인천공장 및 동부당진발전 패키지 매각 건이 무산됨에 따라재무구조개선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이를 해소하지 않고서는 지원에 신중할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신보 관계자는 "추가로 더 부담하는 것이 문제된다기 보다 늘어난 불확실성이문제"라며 "불확실성 해소 없이 기존 신속인수제도 조건 그대로 참여하는 것은 부담이 크다"고 설명했다.
다만 "동부와 산은 측이 달라진 구조조정 계획안을 제시하면 이를 토대로 지원여부를 판단할 것"이라며 "지금으로선 명확한 입장을 밝힐 단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신보가 추가 차환발행을 지원하지 않는다면 기존 동부제철 신속인수제 지원분 1천500억원에 대한 부담만 지면 된다.
한편 시장에서는 동부제철에 이어 동부CNI[012030] 등 다른 계열사들도 채권단공동관리에 돌입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동부CNI는 다음달 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 도래를 앞두고 250억원 상당의담보부 회사채 발행을 준비 중이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인천공장 패키지 매각 무산과 동부제철의 자율협약 합의 소식이 전해지면서 정상적인 회사채 발행을 비관하는 분위기다.
5월 기준 동부CNI의 총차입금은 2천523억원 수준으로, 이 가운데 1년 이하의 단기차입금 비중이 매우 높은 편이다.
작년 기준 이자보상비율은 1.03배로 영업이익만으로 이자비용을 겨우 감당하고있으며 신용등급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상태다.
금융권 관계자는 "동부제철도 7월로 예정된 회사채 만기도래 차환 문제로 자율협약 또는 워크아웃 수순에 들어선 만큼 동부CNI도 비슷한 절차를 밟게 될 가능성이높다"고 분석했다.
주력 계열사인 동부건설[005960]도 유동성 악화가 우려되고 있다. 4월말 기준동부건설의 총차입금은 6천455억원으로, 이 가운데 1년 이내에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성 차입금 비중이 94.9%(6천124억원)에 달한다.
9월 만기 도래 예정인 회사채 규모도 500억원 수준이다.
잇따른 동부 계열사의 신용등급 추락으로 동부건설 역시 정상적인 차입금 만기연장이나 회사채 차환 발행이 어려운 실정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동부제철을 제외한 다른 계열사의 구조조정 방안은 현재로서는 작년말 동부가 발표한 자구계획안대로인 상태"라고 말했다.
다만, 상황 전개에 따라 동부CNI 등 계열사들이 추가 자율협약 대상에 포함될수 있다는 가능성은 열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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