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에 광고전쟁…'매복 마케팅' 노린다>

입력 2014-06-01 06:03
수십억 세계인의 축제 월드컵은 기업이자사 이미지나 상품에 대한 마케팅·광고·홍보 효과를 높일 수 있는 기회다.



은행과 카드·보험사 등 각 금융권도 이달 13일부터 내달 14일까지 열리는 브라질 월드컵을 겨냥한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친다.



다만, 월드컵이나 올림픽 대회에서는 공식로고나 마크, 휘장 등은 주관사가 정한 공식 후원사나 파트너만 사용할 수 있다.



◇'앰부시 마케팅'으로 틈새시장 공략 브라질월드컵 공식 후원사는 아디다스, 코카콜라, 에미리트항공, 소니, 비자,현대·기아차 그룹 등이다.



세계적인 관심이 집중되는 경기에 기업의 이미지나 상품이 노출되면 마케팅의파급 효과가 엄청나지만, 공식 후원사가 되려면 비용과 노력이 만만치 않으며 선정되는 기업도 제한된다.



결국, 다른 기업은 국제축구연맹(FIFA)의 마케팅 규제를 피해가면서 기발한 아이디어와 수단을 동원해 '앰부시 마케팅'에 나설 수밖에 없다.



앰부시(Ambush·매복) 마케팅은 행사의 공식 후원사가 아니어도 광고 모델이나문구 등을 이용해 간접적으로 후원사인 것처럼 소비자에게 다가가는 기법이다.



앰부시 마케팅은 공식 후원사가 지정되고, 그렇지 않은 기업은 마케팅 활동에제약이 생기는 올림픽이나 월드컵 기간에 가장 활발하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의 공식 후원사는 아디다스였다. 비공식 후원사였던 나이키는 젊은이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마케팅을 펼치는 동시에 축구로 유명한 브라질의국가대표팀을 후원했다.



나이키는 이런 축구와 월드컵을 연계한 효과적인 마케팅으로 많은 사람에게 아디다스가 아닌 나이키를 월드컵의 공식 후원사로 착각하게 하는 성과를 거뒀다.



결국, '나이키는 월드컵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구축하고, 스포츠용품 판매에 아디다스 등 다른 기업보다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었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는 SK텔레콤[017670]이 '붉은 악마' 캠페인을 벌여 공식 후원사였던 KT[030200]에 버금가는 마케팅 효과를 본 사례로 아직도 회자된다.



당시 SK텔레콤은 월드컵 공식로고와 휘장 등을 통한 광고나 마케팅은 KT만 가능했기 때문에 이를 피해 붉은 악마를 마케팅에 이용한 것이다.



삼성카드[029780]도 2002년 광고 모델이었던 한국 축구 국가대표 감독 히딩크가4강 신화를 이끌면서 월드컵 공식 후원사 이상의 마케팅 효과를 봤다.



이번 월드컵에서 앰부시 마케팅으로 가장 활발히 움직이는 금융사는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을 공식 후원하는 하나은행이다.



하나은행은 홈페이지에 '렛츠고 브라질(Let's Go Brazil) 오 필승 코리아'라는미니 사이트 운영에 들어갔다.



이 밖에 다른 은행, 카드사, 보험사도 월드컵 특수를 노린 상품 특판과 경품 행사 등으로 고객의 마음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무임승차 비판도…규제 강화 추세 일각에서는 행사의 공식 후원사가 아닌 기업들의 무차별적인 앰부시 마케팅을무임승차라고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다.



김철기 KT 홍보실장은 "2002년 당시 붉은 악마 캠페인을 벌인 SK텔레콤의 마케팅을 중단시키기 위한 내부 검토가 있었으나 절차가 상당히 까다로웠다"면서 "막대한 후원 비용을 들인 공식후원사에 대한 권리는 최대한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그럼에도 공식후원사였던 KT는 한 대형 광고사의 조사 결과 당시 5조원에 달하는 마케팅 효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한 대학이 당시 월드컵 공식후원사들에 대한 인지도 조사에서 KT가 1위를 차지했으며, 한 조사전문업체는 KT가 최고의 광고 효과를 거뒀다는 조사 결과를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국제축구연맹은 앰부시 마케팅에 대한 규제를 점차 강화하고 있다. 대회명칭과 엠블럼, 마스코트 등을 통한 마케팅은 연맹이나 조직위의 가장 중요한 수익원인 동시에 지적재산권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선수들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사용이 엄격하게 통제된다. 또 공식 후원사인 소니의 제품이 아닌 헤드폰을 끼고 경기장에 나서는 것도금지된다.



공식 후원사가 아닌 업체의 상표가 노출된 사진이 SNS를 통해 공개되거나 비후원사의 로고가 새겨진 제품들이 TV 화면을 통해 퍼지는 것을 최대한 막겠다는 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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