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한국씨티은행에 대해 기존의 의례적인 종합검사에서 벗어나 경영실태를 정밀 진단할 방침이다.
이번 씨티은행 검사에서 도입되는 새로운 경영실태 평가 방식은 업계에서는 처음이어서 금융권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이 이번 달부터 도입하기로 한 종합검사는 금융사의 경영실태를 정밀 진단해 리스크 요인을 발굴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기존의 종합검사는 금융회사의 수익성과 건전성뿐만 아니라 내부통제, 전산보안시스템 등 모든 부문이 검사 대상이었다. 부문별로 검사 인력을 보내 정해진 검사매뉴얼에 따라 저인망으로 점검하는 식이다.
기존 검사가 각 부문의 지적사항을 찾아내는데 주안점을 두고 이를 바탕으로 일괄 제재하는 것으로 끝났다면, 새로운 종합검사는 취약점을 파고드는 방식이다.
하나부터 열까지 일일이 들여다보는 게 아니라 상시감시와 경영진단 등을 통해지적된 취약점을 중심으로 깊이 있게 검사하는 방식이다.
특히, 자본 적정성·자산 건전성·경영체계·수익성 등 경영 실태에 대한 정밀진단이 주된 점검 대상이 된다.
씨티은행에 새 방식을 처음 적용하는 것도 최근 정보유출 등 잇단 금융사고와점포 축소 등 구조조정 단행을 놓고 논란이 커진 만큼 정밀한 경영 실태 점검의 필요성이 그만큼 커졌기 때문이다.
경영실태 평가 과정에서 법규 위반이나 불건전 영업행위 등이 인지되면 부문 검사를 통해 집중적으로 점검한다. 이번에 씨티은행 경영실태 평가에서 문제점이 드러나면 즉시 집중 검사에 돌입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특정 금융사 차원을 넘어서는 잠재 리스크 요인이 포착되는 경우에는 권역에 제한받지 않고 동시에 테마검사로 이어질 수도 있다.
새 검사 방식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경영상 취약 부문의 잠재적인 리스크 요인을 발굴해 이를 사전에 제거하기 위한 차원이다.
검사 결과에 대해서는 단순히 제재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항목별 취약사항은 건강진단표처럼 구체적으로 명시된다. 이어 철저하게 사후 관리되고, 경영진에 대한책임 부과의 근거로도 활용된다.
새 방식은 또 기존의 의례적인 종합검사에 대한 긴장감을 높이고, 검사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측면도 있다. 기존 저인망식 종합검사로는 검사 인력 소모가 많을뿐만 아니라 체계적인 검사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검사를 받는 입장에서도 불필요한 부담이 줄어들고, 당국으로서도 살펴봐야 할부분에 검사 역량을 집중할 수 있다.
금감원은 경영실태 평가를 통해 금융회사 간 경영상태의 차이를 명확하게 차별화한다는 계획이다. 경영실태 평가에 따라서는 5등급 15단계의 등급이 부여되기 때문에 금융회사간 경영실태 정도가 드러날 수 있다.
금전적인 측면에서 불이익이 갈 수도 있다. 금감원은 경영실태평가 결과를 감독분담금에 연동시키는 방안을 장기적으로 세우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감원의 새로운 종합 검사 방식을 통해 각 은행의 실제경영상 취약 상태가 어느 수준까지 드러날지 관심의 대상일 수밖에 없다"며 "그런만큼 씨티은행의 첫 검사 결과를 관심 있게 지켜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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