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銀 내부갈등 심화…사외이사 '진상조사위' 강행할듯

입력 2014-05-26 11:37
전산시스템 교체를 둘러싼 국민은행 내부갈등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국민은행 이사회는 정병기 감사위원측의 거부, 금융감독원의 우려에도 '진상조사위원회'를 가동하자는 안건을 오는 30일 감사위원회와 이사회에 직권으로 상정하자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지주와 국민은행 수뇌부들은 국민은행 사외이사들과의 물밑접촉에 나서이사회 개최 전까지 합의안 도출이 가능할지 주목된다.



26일 금융감독원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 사외이사들은 오는 30일 열리는감사위원회와 이사회에 진상조사위원회 구성의 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지난 23일 긴급상정됐던 진상조사위원회 구성에 대한 안건은 정병기 감사위원이"유닉스(UNIX) 시스템으로의 결정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지적한 감사보고서가 올라가지 않으면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반대해 무산된 바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회의 72시간전 긴급 상정된 안건은 일부 이사의 반대가 있더라도 정식 안건으로 채택되지만 그 이후에 상정된 안건은 반대가 있을 경우 안건채택이 안된다"며 "사외이사들이 이를 강행키로 한 것은 정 감사의 의견을 수용하지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현재 금감원의 검사가 진행중인 상태에서 진상조사위원회의 활동이검사에 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하고 반대 의견을 냈다. 그러나 사외이사들은 사태봉합을 위해서는 정 감사위원측이 제기한 의혹에 대한 선(先)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이를 놓고 지난주 국민은행 감사위원회에서는 사외이사와 정 감사측간에 고성이오가는 등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다는 후문이다.



국민은행이 이사회 날짜를 27일로 논의하다가 30일로 늦춘 것도 사외이사와 정감사 사이의 갈등이 쉽게 조정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은 이번주 대외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국민은행 내분사태 봉합에 골몰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간 임 회장은 이건호 행장 중심으로 사태해결을 모색해야 한다며 관련 논의에서 한발 물러서 있었다.



금융권의 또다른 관계자는 "KB금융그룹 전체로 위기감이 확산하는 과정에서 사태수습안 도출조차 어려워짐에 따라 앞으로 임 회장이 직접 나설 수밖에 없게 됐다"며 "이번주 봉합이 안되면 국민은행 사태는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해석했다.



앞서 국민은행은 지난달 24일 이사회를 열어 현행 IBM 메인프레임 전산시스템을 유닉스 기반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주 전산기 교체 방안을 의결한 바 있다.



이후 이 행장과 정 감사는 결정과정에 하자가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고 이달 19일 이사회에서 감사보고서를 제출했으나 거부되자 금감원에 특별검사를 요청했다.



금감원은 국민은행 및 KB금융지주에 대한 특별검사를 진행 중이며 사안이 중대하다고 판단, 내달 양사의 내부통제 및 의사결정 시스템 등에 대해서도 정밀 검사를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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