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홈쇼핑 수수료율 최고 50%…백화점보다 높다

입력 2014-04-20 06:08
TV홈쇼핑의 판매수수료가 평균 34%에 달해 백화점 판매수수료보다도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TV 홈쇼핑사들의 지난해 매출 증가율이 10%대를 넘은 가운데 홈쇼핑사 직원의비리가 불거져나온 이면에는 지나치게 제한된 채널공급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0일 공정거래위원회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TV 홈쇼핑 6개사(CJO·GS·현대·롯데·농수산·홈앤쇼핑)의 평균 판매수수료율은 34.4%로 2012년(33.9%)보다 0.5%포인트 늘었다.



같은 기간 백화점 상위 3개사(롯데·현대·신세계)의 평균 수수료율이 28.95%에서 28.87%로 소폭이나마 내린 것과 대비된다.



TV홈쇼핑 수수료는 주로 의류 품목이 평균 36∼40% 수준으로 가장 높았지만, 개별 상품별로 들여다보면 많은 품목에서 수수료율이 40%를 넘었다. 최고 수수료율이50% 가까이에 달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높은 수수료율로 악명높은 백화점도 여성의류나 주방용품 등 일부 품목을 제외하면 개별상품의 수수료율이 40%를 넘는 경우가 드물다.



중소 납품업체의 판매수수료율은 대기업 납품업체보다 더 높았다. 지난해 6개 TV홈쇼핑에 납품한 중소업체의 평균 수수료율은 34.7%, 대기업은 32.0% 수준이었다.



납품 비리가 불거진 롯데홈쇼핑은 대기업에 27.8%, 중소기업에 35.2%의 수수료율을 적용해 둘 사이의 격차가 가장 컸다.



TV홈쇼핑의 높은 수수료율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MB정부 시절인 2010∼2011년 공정위는 TV홈쇼핑 업계에 수수료율 인하를 강하게 유도했지만 수수료율은 2011년 34.1%에서 2012년 33.9%로 0.2%포인트 낮아지는데 그쳤다.



2010년 TV홈쇼핑 업계가 동반성장협약을 체결하고 2011년에는 표준거래계약서까지 제정했다.



그러나 높은 수수료율은 크게 변하지 않았고 판촉비용 전가, 구두 발주 등 불공정 거래 관행도 여전히 남아있는 것으로 공정위 실태조사 결과 드러났다.



납품업체는 높은 수수료율과 판촉비용 부담에도 '홈쇼핑 대박'을 기대하며 울며겨자먹기식으로 홈쇼핑사의 횡포를 감수한 셈이다.



시청률이 높은 '프라임 타임'에 상품을 편성시키기 위해 납품업자가 MD(구매담당자)와 임원을 상대로 로비를 벌인다는 사실은 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TV홈쇼핑 업계는 이런 우월적인 지위에 힘입어 지난해 경제 침체에도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6개 TV홈쇼핑사의 결산보고서를 종합하면 이들 업체의 지난해 매출액 합계는 총4조5천억원으로 2012년의 4조436억원보다 12.8%나 증가했다.



6개사의 영업이익은 2012년의 5천754억원에 비해 무려 18.9% 증가한 6천844억원이었다.



일각에서는 TV홈쇼핑 업계의 불공정 관행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시장구조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즉, 납품업체의 수요에 비해 TV홈쇼핑의 수가 너무 적다는 것이다.



실제 공정위는 TV홈쇼핑의 판매수수료 부담이 높은 것이 제한된 채널공급에 있다고 보고 지난 2010년 중소기업 전용 TV홈쇼핑 채널 신설을 당시 방송통신위원회에요청하기도 했다.



2011년말 중소기업 전용 TV홈쇼핑인 홈앤쇼핑이 개국하면서 홈쇼핑사가 6개사로늘기는 했지만, 주요 시간대에 홈쇼핑 노출을 원하는 업체는 많은 반면 프라임 타임은 여전히 매우 제한적인 상황이다.



한정화 중소기업청장은 최근 중소기업을 위한 신규 홈쇼핑 개설을 검토하겠다는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반면, TV홈쇼핑 업계는 신규 채널 확대 주장에 크게 반발하는 분위기다.



한 업계 관계자는 "2000년대 초반 이후 TV홈쇼핑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라며 "방송채널이 수없이 늘어나 채널 노출도가 떨어진 데다 인터넷과 모바일 쇼핑에 시장을 잠식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근 선문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한국방송학회 세미나에서 TV홈쇼핑이 새로 생기면 채널 간 경쟁으로 송출 수수료가 늘어나 중소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에 피해가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공정위는 이와 별도로 TV 홈쇼핑사의 우월적 지위에 입각한 불법 행위를 들여다보겠다는 견해이다.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14일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현황보고에서 롯데홈쇼핑 납품비리와 관련 "납품업체와 홈쇼핑 간 지위의 격차를 이용하는 등 거래구조에 원인이 있다고 본다"며 직권조사와 엄중한 제재 방침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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