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카드, 日밴사와 제휴…비자·마스터카드 입지 축소
오는 22일부터 국내 전용 카드를 일본에서 마음대로 쓸 수 있게 된다.
국내 카드사들이 국부 유출이 전혀 없는 카드를 계속 내놓음에 따라 비자나 마스터카드 등 국제 브랜드 카드의 입지가 급격히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카드 가입 신청서에 해외겸용카드를 선택하지 않으면 국내 전용카드만을 발급하도록 해 국제브랜드 카드 연회비가 불합리하게 빠져나가지 않도록 지도할 방침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국내 전용 카드를 일본 내 제휴 가맹점에서사용할 수 있도록 일본 NTT DATA와 22일 양해각서를 체결하겠다고 금융감독원에 보고했다.
NTT DATA는 일본 NTT그룹의 자회사로 지난해 매출 14조원에 직원 6만명, 대형가맹점 1천300개, 결제단말기 70만개를 설치해놓은 대형 결제대행 업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최근 신한카드가 비자카드 등 국제 브랜드를 이용하지 않고도 국내 전용카드로 일본에서 결제가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신한카드 국내 전용카드를 가진 고객이 일본의 음식점에서 결제하면해당 가맹점이 NTT DATA를 거쳐 신한카드에 승인 요청을 하게 된다. 신한카드가 NTTDATA를 거쳐 가맹점 대금을 지급하면 일본 내 매입사가 대금 지급을 완료하게 된다.
한마디로 국내에서 카드가 결제되는 방식과 똑같다.
다만, 해외이용 수수료 0.18%는 유지된다. 그러나 신한카드의 국내 전용카드는원화로 바로 환전해 청구하게 되므로 비용 절감 효과가 크다. 비자 등 국제브랜드카드는 국내 회원의 일본 내 신용카드 사용액에 대해 엔화를 달러로 환전한 뒤 다시원화로 바꿔 청구해 환 손실이 큰 상황이다.
신한카드는 이번에 일본까지 결제할 수 있는 카드망 구축으로 국제 브랜드카드사용에 따른 사용분담금과 발급 유지 수수료를 연간 7억원 가량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카드업계 1위인 신한카드가 일본에서 자유자재로 결제 가능한 국내 전용카드를내놓음에 따라 국민카드, 삼성카드[029780], 현대카드, 비씨카드 등 다른 카드사들도 유사한 방식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중국과 일본은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국가로, 카드결제 수요가 많아 신한카드와 같은 방식을 채택할 수 있는지 내부 검토 중"이라고말했다.
신한카드는 지난 1월에는 국내 카드 사용분에 대한 수수료가 없고 외국에서 결제가 가능한 국내외 겸용 카드를 아메리칸익스프레스(아멕스)와 제휴해 출시했다.
아멕스 브랜드를 사용하면서도 추가 연회비가 없으며, 국내 이용분에 대해서도 아멕스측에 별도 수수료를 지급하지 않는다.
앞서 신한카드는 2010년 1월 국제 브랜드 카드사인 일본의 JCB와 제휴로 유어스(URS) 카드를 출시했다.
별도 국제카드 연회비가 없으면서도 JCB의 1천700만 외국 가맹점에서도 사용이가능하다는 이점을 갖고 있어 현재 900만장 가량이 발급됐다. 국제수수료(결제액의1%)는 부과된다.
비씨카드는 '글로벌카드'라는 토종 브랜드를 2011년 4월 출시했으며 회원 수가500만명에 달한다.
글로벌카드는 JCB, 중국의 은련카드, 미국의 디스커버 등 국제카드사와 제휴 방식으로 운영한다. 이에 따라 국내 브랜드이면서도 미국, 중국, 일본 등을 비롯해 전세계 103개국에서 사용이 가능하다.
이 카드는 다른 국제브랜드 카드와 달리 외국에서 사용하는 금액에 해외 수수료가 부과되지 않는다. 국내 사용분에 대해서도 로열티가 없으며, 연회비도 국내 전용카드와 동일한 2천원선으로 저렴하다.
현재 발급된 비자, 마스터 등 해외겸용 카드는 7천만장에 달하며 이 가운데 86%는 한 번도 해외에서 사용된 적이 없다. 해외겸용 카드를 사용하면 비자 등에 매년5천원의 연회비를 내야 하며 결과적으로 2천억원에 달하는 수수료가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다.
금융위원회와 금감원은 국내 카드사의 국제브랜드 수수료 절감 카드 상품 출시와 더불어 비자와 마스터카드의 불합리한 관행도 개선할 방침이다.
국제브랜드카드의 과도한 연회비 및 결제 수수료 부과 행태가 지나치다고 판단해 표준약관을 개정해 올해 하반기 중에 '수수료 정률제'를 시행할 계획이다.
신용카드 신청서의 선택 항목에 해외겸용카드 사용 여부도 포함해 이를 선택하지 않으면 국내 전용 카드만을 쓰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최근 국제브랜드 카드에 수수료를 내지 않고 해외에서 이용할 수 있는 카드 상품을 국내 카드사들이 계속 선보이고 있다"면서 "앞으로 비자와마스터카드의 불합리한 관행을 바꾸는 일만 남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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