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취임 이후 공식석상에서 처음으로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자리를 같이했다.
1년 전 같은 회의에서 김중수 전 총재와 현 부총리가 다소 어색한 첫 만남을 가진 것과는 달라진 분위기다.
현 부총리와 이 총재는 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에 참석, 한국 대표석에 나란히 앉았다.
미국 대표인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과 제이컵 루 미국 재무장관의 바로 옆 자리였다.
지난 1일 취임한 이 총재는 이번 회의가 첫 국제무대 데뷔이다. 이 총재는 10일첫 금융통화위원회를 마친 직후 미국으로 출국해 회의 둘째 날인 11일(현지시간) 오전 세션부터 참석했다.
이 총재 취임 후 두 경제수장이 공식석상에 자리를 함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년 전 같은 장소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에서는 반대로 현부총리가 취임 직후 국제무대에 얼굴을 알리는 첫 기회를 가졌다.
당시 언론에서는 김중수 전 총재와 현 부총리의 다소 불편한 첫 만남에 관심을가졌다. 기준금리 인하를 둘러싸고 양 기관이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던 때였다.
정부는 작년 4월 경기침체에서 벗어나고자 17조3천억원 상당의 추가경정 예산안을 편성하면서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의 '정책조합'을 강조하며 금리 인하를 압박했으나, 한은은 같은 달 11일 금리를 동결하며 대립각을 세운 바 있다.
시장에선 "김 총재가 현 부총리 얼굴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평가가 많았다.
'개인적으로 친하다'는 당사자들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언론들은 회의석상에 서먹하게 함께 앉은 두 기관장의 모습을 집중 조명했다.
올해는 다소 분위기가 달랐다. 현 부총리는 회의에 처음 참석한 이 총재가 서먹서먹하지 않도록 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들에게 일일이 소개해줬다. 둘 사이의 분위기도 시중 화기애애했다고 한 회의 참석자는 전했다.
이런 유화 분위기는 이 총재가 취임하자마자 조성됐다. 현 부총리는 이 총재 취임 다음날인 지난 2일 브라질에서 열린 미주개발은행(IDB) 연차총회 참석 후 긴 비행을 마치고 귀국 당일 직접 한은으로 가 축하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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