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화점포 늘고 외국인 신용대출도 등장
국내은행들이 '외국인 고객 모시기'에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주말에도 영업하는 특화점포가 늘어나고, 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신용대출 상품도 등장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우리·신한·외환·기업·농협 등 6개 대형 시중은행의 외국인 고객은 409만명(중복 고객 포함)에 이른다.
유학생은 물론 결혼과 취업 등을 이유로 장기간 국내에 머무르는 외국인이 많아지면서 은행의 외국인 고객도 늘어나는 모습이다.
실제로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 자료에 따르면 90일을 초과해 장기 체류하는 '등록외국인'(외국적동포 국내거소신고 포함)은 2010년 100만명을 돌파한 뒤 작년 말 121만9천명을 넘어섰다.
이 때문에 내국인 고객 늘리기가 한계에 달한 은행들은 새로운 고객 잡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시중은행들은 지역별로 타깃 고객층을 분석해 외국인 특화점포나 출장소를꾸리고 치열한 영업 경쟁을 벌이고 있다. 국민·우리·신한·하나·외환 등 주요 은행이 모두 진출한 경기도 안산 원곡동이 대표적인 예다.
외국인 고객 수가 90만명에 달하는 외환은행은 현재 송금센터를 포함해 13곳의특화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이 가운데 11곳이 2005년 이후에 생겼다.
우리은행도 외국인 전용 영업점과 송금센터, 환전소 등 20여곳에서 외국인 고객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하고 있다.
외국인 특화 영업점은 대부분 저녁 시간이나 주말에 외국인 근로자의 환전·송금 업무를 처리해주고, 외국인 근로자의 급여일이 몰리는 20일 전후로는 연장영업을하기도 한다.
현지어를 구사하는 외국인 직원이나 한국에 진출한 외은지점 관계자가 지점에서고객과의 의사소통을 돕기도 한다.
외국인을 위한 전용 상품도 다양하다.
은행들은 환전·송금할 때 환율 우대나 송금 수수료 면제 혜택을 주는 입출식예금, 예·적금은 물론 항공사나 면세점을 이용할 때 할인을 받을 수 있는 외국인체크카드도 판매하고 있다.
외환은행은 지난해 중순 3천만원까지 무보증으로 돈을 빌려주는 외국인 신용대출 상품을 내놓기도 했다.
직장과 소득 수준이 안정적이지만 '비행기 타고 떠나면 끝'이라는 우려 때문에은행에서 돈을 빌리기 어려웠던 외국인 근로자들이 주요 고객이다.
외국인 전용 인터넷·스마트뱅킹과 외국어 상담도 중국어·베트남어·인도네시아어 등에서 캄보디아어·스리랑카어 등으로 서비스 언어가 다양해지고 있다.
이처럼 은행들이 외국인 고객 잡기 경쟁을 벌이는 것은 특화된 시장에서 은행의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외국인 점포는 은행 홍보와 미래 고객 창출이라는 이점이있기 때문에 수익이 다소 미진하더라도 지속적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전했다.
고금리 상품을 찾아 거래은행을 수시로 바꾸는 내국인 고객과 달리, 외국인 고객은 송금을 위해 지정한 '거래외국환은행'과 여러 부수거래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충성도가 높은 미래 고객을 확보한다는 의미도 있다.
악화한 은행 수익성에도 도움이 된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본점과 한남동지점·삼성타운지점 등 5곳에 '우리 글로벌 데스크'를 만들어 고소득 외국인 고객을 대상으로 영업하고 있고, 국민은행도 VIP 고객을 주로 관리하는 강남스타PB센터와 명동스타PB센터를 외국인 자산관리(WM) 전담PB센터로 지정했다.
zheng@yna.co.kr, cindy@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