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마치는 김중수 한은 총재…'빛과 그림자'>

입력 2014-03-27 06:04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이달 31일 퇴임식을 끝으로 4년 임기를 마무리한다.



김 총재가 국제 무대에서 이어간 활발한 행보와 기준금리 결정, 인사 부문을 중심으로 한 한은 조직 개혁, 시장과의 소통 등 4년 임기동안 그가 했던 여러가지 선택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막내리는 '글로벌 총재'의 4년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 총재는 임기중 활발한 대외 활동을 통해 국제무대에서한국은행의 위상을 높인 점에 대해 높은 평가를 받아 왔다.



한은에서 국제기구와 주요국 중앙은행에 파견된 직원은 2009년 말 5명에서 지난해 말 13명으로 늘었다. 국내외 연구진의 공동연구도 2010년 1회에서 지난해 65회로부쩍 증가했다.



대규모 국제회의에서는 일부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들이 발언권을 독차지하지만김 총재는 유창한 영어 실력과 국제감각으로 한은의 존재감을 키웠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 총재는 "신의 직장, 철밥통 같은 수식어에서 벗어나 국민에게 사랑받는 조직을 만들자"며 연공서열을 뛰어넘는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하기도 했다.



2012년 조사국장·거시건전성분석국장·국제국장 등 1급 직원이 맡아왔던 3개주요 보직을 모두 2급 직원으로 채웠고, 2011년에도 1급 보직인 금융결제국장과 비서실장 등에 2급 부국장급을 발탁했다.



한은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부총재보도 탄생했다.



이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리지만 인사 적체를 해소하고 젊은 바람을 불어넣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해석도 나온다.



다만, 이주열 차기 총재 후보자는 2012년 부총재직 퇴임 당시 "60년에 걸쳐 형성된 고유의 가치와 규범이 하루아침에 부정되면서 혼돈을 느낀 사람이 많아졌다"며김 총재의 인사 스타일을 비판하기도 했다.



김 총재는 금통위 개최후 의사록 공개 시기를 기존의 6주에서 2주로 줄이고, 분야별 전문가들과 정례적으로 간담회를 여는 등 시장과의 소통을 위해서도 노력하는모습을 보여 왔다.



그는 이달 금통위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공과에 대해 "빛과 그림자 중빛이 더 컸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경직적 금리운용·부정확한 전망 비판 하지만 '김중수 체제' 4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김 총재가 글로벌 경제위기 직후 '구원투수'로 등판한 2010년은 경제사정이 녹록지 않았다.



유로존 재정위기와 미국의 출구전략으로 국제 금융시장은 출렁였고 국내에선 물가상승 압력이 커졌다. 기준금리를 선제적으로 올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이에 김 총재는 그 해 9월 "저금리에 계속 기대서는 안된다"며 기준금리 인상의지를 보였으나 예상과 어긋나게 동결을 거듭했다. 세계 경기가 불확실하고 부동산경기가 가라앉았다는 이유에서였다.



한은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맞춰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미뤄달라는 정부의 압력을 수용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그 해 국회 국정감사에서는 한은의 기준금리 동결을 두고 "환율 방어에 매달려서민을 물가 상승의 희생양이 되게 했다", "과잉 유동성이 부동산 버블 형성을 부추긴다", "한은이 기획재정부 남대문출장소로 전락했다" 등의 거친 비판이 쏟아졌다.



경제전망의 정확성도 논란이 됐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민주당 최재성 의원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2000년대 초반경제성장률 전망이 상대적으로 정확했던 한은은 2011년, 2012년의 경우 다른 기관에비해 전망과 실적 사이의 오차가 커졌다.



한은의 경제성장률 전망과 실적의 차이는 2003∼2007년 연평균 0.78% 포인트에서 2008∼2012년 1.62% 포인트로 확대됐다.



특히 2011년 성장률 전망과 실적 간 오차는 국회예산정책처가 0.2% 포인트, 삼성경제연구소가 0.1% 포인트였던 반면 한은은 0.8% 포인트였다. 2012년도 한은(1.7%포인트)의 오차가 국회예산정책처의(1.5%포인트)에 비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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