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기금 1년만에 취약층 25만명 구제했다

입력 2014-03-20 06:01
전환대출 4만7천명 수혜…대학생 5만명 지원 방침



빚더미에 앉은 서민의 자활을 돕는 국민행복기금이 출범 1년 만에 25만명을 구제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환대출(바꿔드림론)로 고금리 덫을 탈출한 서민도 4만7천명에 달했다.



행복기금은 올해 대학생 5만명에 대한 지원에도 나선다.



20일 금융위원회 등에 따르면 행복기금은 지난해 3월 29일 공식 출범해 그해 4월 22일부터 가접수를 받아 사업을 시행한 결과, 지난 14일까지 총 29만3천명이 채무 조정을 신청해 이중 24만8천명이 혜택을 봤다.



당초 예상했던 5년간 32만6천명을 구제한다는 목표의 76%를 불과 1년여 만에 달성했다.



행복기금은 지난해 2월 말 기준으로 6개월 이상 1억원 이하를 연체한 채무자의빚을 최대 50% 탕감하고 나머지는 10년까지 나눠 갚을 수 있게 해주는 제도다.



행복기금의 또 다른 형태인 전환대출의 수혜자는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 7일까지 총 4만7천명(5천185억원)에 달했다..



전환 대출은 6개월 이상 고금리로 원리금을 갚아 온 채무자가 연 10% 안팎의 저금리로 갈아타는 제도다. 그동안 대부업체 등에서 살인적인 고금리에 시달린 취약계층에 큰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행복기금 지원을 통해 빚더미에서 벗어난 사람들이 재취업을 하도록 돕는 정책도 일부 성과를 내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 1월 31일까지 고용노동부 '취업성공패키지' 프로그램에 행복기금 지원 대상자 1천85명을 연계해 지원했다.



중소기업청은 채무조정 신청자에 특화된 창업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했는데 43명이 이 과정을 수료하기도 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행복기금은 채무 재조정 없이는 재활할 수 없는 빈곤층을구제하는 데 큰 효과를 내고 있다"면서 "아울러 취업까지 연결되면서 시너지가 생기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앞으로 채무조정 약정을 체결한 이들이 빚을 연체하거나 채무상환을포기하는 일이 않도록 곤란한 상황이 생기면 최장 2년간 상환 유예 혜택을 주고 취업 프로그램 등을 통해 상환능력을 높여줄 계획이다.



행복기금은 올해에 연체 채권 일괄 매입을 통해 채무자 94만명에 대한 지원에도나선다. 일괄 매입이란 지난해 행복기금에 구제 신청을 하지 않은 채무자들을 위한것이다. 행복기금이 이들 채무자의 채권을 금융사로부터 매입해 개별 연락을 통해채무를 재조정할 수 있는 기회를 주게 된다.



금융당국은 이들 채무자에게 채무조정 사실을 효과적으로 안내하고자 신용정보사에 일부 업무를 위탁하는데, 이 과정에서 신용정보사들이 과도한 추심 행위 등을하지 않도록 운영체계를 개설했다.



회수실적 위주의 수수료 지급 체계를 개선하고 신용정보사가 과도한 상환 요구를 하면 위탁 수수료를 깎는 등 벌칙제도도 도입했다.



일각에서는 행복기금과 관련해 국가가 무분별하게 빚을 대신 갚아줘 '도덕적 해이'를 양산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실제로 행복기금 수혜자들은 소액 채무로고통받는 저소득 서민층으로 국가의 절대적인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지난해 5월부터 올해 1월까지 행복기금 수혜자 15만9천137명을 조사해보니 평균연봉은 소득 2분위인 2천만원 미만이 전체의 83.2%에 달했다. 1천만원 미만도 56.1%나 됐다. 평균 부채는 2천만원 미만이 84.2%였고 1천만원 미만은 63.7%에 달했다.



이는 부채가 평균 연소득의 두 배를 넘어 채무 재조정 없이는 생활이 곤란한 계층이대부분이라는 의미다. 평균 연체 기간은 6년 1개월이었다.



행복기금의 지원 대상은 올해 더욱 늘어난다.



캠코는 올해 한국장학재단 채권을 매입해 행복기금 지원 대상을 대학생까지 늘릴 계획이다. 대상은 5만여명으로 현재 2만2천여명의 대학생이 지원을 신청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캠코에서는 장학재단 채권을 매입할 수 있으나 장학재단에서 이 채권을 다른 기관에 팔지 못하도록 돼있다"면서 "이를 개정하는 법안이 국회에 제출돼 있으며 내달 중에 통과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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