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출신 통화정책 전문가…조직 추스르는데 적격"
한국은행 총재 후보로 지명된 이주열 전 한은 부총재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는 대체로 호의적이다.
한은 출신의 장민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3일 이 전 부총재의 후보 지명을두고 "굉장히 잘 된 인사"라고 평가했다.
장 연구위원은 "김중수 현 총재 재임 기간에 한은 조직이 많이 흔들렸다"며 "이후보자는 흐트러진 조직을 다시 잘 추스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은 출신의 오정근 한국경제연구원 초빙연구위원도 "지금껏 하마평에 오른 한은 총재 후보군 가운데 가장 우수하지 않나 싶다"고 호평했다.
다만,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은 "내부 출신 총재가 현재의 경제 환경과 막중한 책임에 비춰 무게감이 떨어진다고 여겨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이 후보자가 풍부한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은의 가장 중요한 역할인 통화정책을 매끄럽게 운용할 것으로 기대했다.
오 연구위원은 이 후보자가 "한은에서 오랫동안 통화정책과 환율정책을 다뤄온만큼 탁월한 자질을 갖췄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은 출신인 박성욱 금융연구원 거시국제금융연구실장도 "그는 정책기획국장,부총재보, 금통위원 등을 거친 통화정책의 전문가"라고 평가했다.
이 후보자의 통화정책 성향을 당장 예단하기 어렵지만, 중도 성향이되 '비둘기파(온건파)'보다는 '매파(강경파)'에 가까울 것이라는 견해가 더 많다.
장 연구위원은 "굳이 따지자면 비둘기와 매의 중간쯤이겠지만, 중앙은행 출신인만큼 인플레이션에 더 민감할 것"이라고 점쳤다.
박 실장도 "(퇴임 당시 김중수 총재와 대립각을 세운 것으로 보면) 나름대로 소신을 펼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 후보자가 한은 총재로 공식 취임할 경우 풀어야 할 과제로는 실추된 한은의위상과 신뢰 회복, 시장과의 소통, 그리고 어수선한 조직 분위기 쇄신이 꼽혔다.
김석진 경북대 경영학부 교수는 "한은이 소통 측면에서 다소 아쉬운 측면이 있었다"며 "개방적으로 다양한 국내 전문가와 소통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장 연구위원은 "시장에서 중앙은행의 권위와 신뢰를 회복하는 게 급선무"라며 "조직 안정의 필요성도 간과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 소장은 "한은이 정부와 시장으로부터 독립해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을 위해 자율적으로 사고하고 책임 있는 행동을 해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미국의 테이퍼링(tapering·자산매입 축소)과 신흥시장국 불안 등 한국 경제를둘러싼 불안 요인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도 주문했다.
윤석헌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는 "인플레 파이터도, 디플레이션 치유자도 필요하다"며 "상황에 따라 요구되는 역할을 적극적으로 감내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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