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소비성향 73.4% 역대 최저…지갑 안 열었다(종합)

입력 2014-02-21 15:12
<<가계흑자, 분배지표 등 내용 추가. 부제 수정.>>연간 소비지출 증가율 0.9% 그쳐…4분기는 3.0%로 반등'불황형 흑자'로 가계흑자율 26.6% 역대 최대



가계의 씀씀이를 보여주는 지표인 평균소비성향이 통계가 산출되기 시작한 2003년 이후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가계가 작년 1년간 소득이 늘더라도 그만큼 소비를 늘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연간 소비지출 증가율도 0.9%로 통계 작성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다만, 4분기에는 월평균 소비지출 증가율이 소득 증가율을 상회했다. 이는 2011년 2분기 이후 30개월 만으로, 소비 회복에 대한 기대를 갖게 하는 대목이다.



◇연간 평균소비성향 전년보다 0.7%포인트↓ 21일 통계청이 발표한 가계동향에 따르면 2013년 연간 평균소비성향은 73.4%로2012년의 74.1%보다 0.7%포인트 하락했다.



평균소비성향은 처분 가능한 소득에 대한 소비 지출액의 비율을 뜻하는 용어로,쓸 수 있는 돈이 100만원이라면 73만원만 썼다는 의미다.



평균소비성향의 하락은 소득에 비해 지출을 덜했기 때문이다.



연간 평균소비성향은 2010년 77.3% 이후 2011년 76.7%, 2012년 74.1% 등 3년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최근 2년간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75.9%)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서운주 통계청 복지통계과장은 "정부의 영유아 보육료·유치원비 지원으로 가계지출이 정부지출로 바뀌게 된 영향도 있다"며 "아울러 향후 경기에 대한 (부정적인)기대가 작용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득 계층 5분위별 평균소비성향 변화율을 살펴보면 하위 20∼40%인 2분위는 0.



4%포인트 상승했지만 중간 층인 3분위는 2.9%포인트 하락했고 1분위(1.8%포인트)와4·5분위(각 0.3%포인트)도 떨어졌다.



소득 분배 지표인 소득 5분위 배율은 지난해 4.55배로 2004년(4.61배) 이후 가장 낮아 개선 흐름을 보였다.



연간 소비성향은 낮았지만 작년 4분기 평균소비성향은 73.0%로 전년 동기보다 1.2%포인트 올랐다.



2011년 2분기 이후 2년반 만에 처음으로 상승한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4분기 들어 소비지출 증가율이 가계소득 증가율을 상회하는 등소비개선 흐름이 나타나는 모습"이라며 "보육료 지원 등의 정책지원 효과가 제거되는 2014년에는 올해보다 소비지출이 더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 소비지출 뚝 떨어져 '불황형 흑자' 2013년 연간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16만2천원으로 전년보다 2.1% 늘었는데,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1.2%)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근로소득(2.8%), 이전소득(3.5%), 사업소득(0.4%)은 늘고 재산소득(-3.0%), 비경상소득(-3.6%)은 줄었다.



연간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48만1천원으로 전년보다 0.9% 늘었다.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4년 이래 가장 작은 증가폭이다.



통계청은 보육료 지원 등 정부의 정책 효과를 배제할 때의 연간 소비지출 증가폭은 1.76% 정도일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이 역시 2009년(1.7%) 이후 최저치다.



실질 소비지출은 2009년(-1.1%)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서 -0.4%를 기록했다.



소득은 늘었으나 사실상 소비가 줄면서 가계흑자액과 흑자율은 2003년 통계 산출 이래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지난해 가계흑자액은 90만원, 흑자율은 26.6%였다.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나타난 '불황형 흑자'인 셈이다.



한편, 지난해 4분기 중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16만3천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7% 증가했다.



지난해 1분기(1.7%) 이후 2분기(2.5%), 3분기(2.9%)에는 증가폭을 확대하다가다시 주저앉은 셈이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실질 소득 증가율도 0.7%로 역시 1분기(0.1%) 이후 최저치다.



근로소득(2.2%)과 사업소득(0.4%), 이전소득(2.1%)은 늘었지만 이자율 하락으로재산소득(-9.5%)이 뚝 떨어지면서 경상소득은 1.7% 증가에 그쳤다. 퇴직금·경조사수입 등이 포함된 비경상소득은 3.1% 늘었다.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48만4천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했다. 4개분기째 상승세를 이어 지난해 2분기(3.6%)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실질 소비지출은1.9% 증가했다.



◇ 유치원비 지원에 교육 지출 줄어 지난해 소비지출 중 가정용품·가사서비스(6.6%)와 주거·수도·광열(4.2%)은늘고 기타 상품·서비스(-6.4%), 교육(-1.8%)은 줄었다.



이 가운데 주거·수도·광열(월평균 26만7천원)은 월세 등 실제 주거비 증가(7.



0%)의 영향이 컸다.



기타상품·서비스(월평균 20만2천원)는 정부의 어린이집 보육료 지원에 따른 복지시설(-54.6%) 지출 감소로 1년 전보다 감소했다.



교육(월평균 28만3천원) 지출 감소도 마찬가지로 정부의 유치원비 지원으로 정규교육(-13.1%) 지출이 줄어든 영향이 크다.



4분기 지출은 1년 전과 비교해 교육(-0.2%)만 소폭 감소했을 뿐 나머지 모든 항목에서는 증가했다.



가구 및 조명(20.3%) 등 지출 증가로 가정용품·가사서비스(10.7%)가 크게 늘어났고, 입원서비스(23.1%)와 외래의료서비스(10.0%) 지출이 늘면서 보건(7.5%) 증가폭도 컸다.



육류와 과일류 소비 지출 증가로 식료품·비주류음료 지출은 월평균 35만5천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3% 늘었다. 의류·신발 지출도 20만8천원으로 1년 전보다 2.6% 증가했다.



주류·담배 지출은 월평균 2만7천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3% 늘었다. 담배(-4.



1%)는 감소했으나 주류(8.7%) 증가폭이 큰 데 기인한 것이다.



주거·수도·광열 지출(월평균 25만6천원)도 전년 동기보다 0.8% 늘었다. 교통(1.6%), 통신 지출(2.1%), 오락·문화 지출(4.8%)도 늘어났다.



음식·숙박과 기타상품·서비스 지출도 각각 5.2%와 2.2% 증가했다.



그러나 교육은 1년 전과 비교해 0.2% 줄었다.



연금·사회보험 등 비소비지출은 3.8%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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