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한은 총재 '디플레이션 치유자' 임명돼야"

입력 2014-02-20 10:00
"물가안정목표제 폐기하고 새 패러다임 모색 필요"



차기 한국은행 총재는 저성장·저물가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인물이 임명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20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정의당 박원석의원 주재로 열린 '누가 한은 총재가 돼야 하는가' 토론회에서 "한은 총재의 역할은전통적인 인플레이션 파이터에서 디플레이션 치유자로 변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 교수는 경기침체기에는 신용의 공급을 통한 중앙은행의 '불씨 지피기' 역할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물가가 급등하고 자산가격 거품이 존재했던 과거에는 신용 통제를 통한 브레이크 기능이 중요했지만 이젠 경제 여건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벤 버냉키 전 미국 연방준비위원회(Fed) 의장은 서브프라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양적완화 정책을 폈고,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도 돈을 풀어 물가상승을 꾀하고 있다.



전 교수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타성적으로 동결해 디플레이션에 소홀하게 대처하면 가계부채 문제의 파괴력이 커질 것"이라며 "개인채무자의 연쇄 파산으로 미국서브프라임 대출와 같은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물가안정목표제의 폐기도 촉구했다.



물가안정목표제란 미래의 물가상승 수준을 예측해 미리 상승률 목표범위를 제시하고 이를 맞추도록 기준금리 등을 조정하는 제도로 1997년 도입됐다. 2013~2015년한은의 목표치는 전년 동기 대비 연 2.5~3.5%다.



전 교수는 "한은은 물가안정목표제를 제대로 이행한 적이 없다"면서 "부동산 가격 폭등을 기조적으로 방치했고 성장에 집착하면서 물가 안정이 위협받는 상황에서도 금리 인하를 감행해왔다"고 꼬집었다.



박승 전 총재(2002~2006년) 재임 기간에는 국제 유가 상승으로 물가상승이 예측되는데도 Ƌ% 내외의 성장을 유지해야 한다'는 명목으로 기준금리를 내렸다.



이성태 전 총재(2006~2010년)는 당시 부동산 가격 폭등으로 금리인상 요구가 팽배했으나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지급준비율을 인상했다.



김중수 현 총재는 물가상승률이 지속적으로 물가안정목표 하한선을 밑도는데도'디플레이션 가능성이 낮다'며 기준금리를 계속 동결했다.



전 교수는 또 통화정책 목표를 '금융 안정' 혹은 '경제시스템의 종합적인 안정'으로 재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차기 한은 총재는 물가안정이라는 목표에만 파묻히지 않는 통찰력과금리 이외의 다양한 정책수단을 쓰는 추진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융감독 체계 개편 과정에서 금융감독 관료조직 및 금융감독원과 갈등을 슬기롭게 해결할 정치력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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