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찔끔' 올라도 어려워…신흥국 불안등 위험요인"
은행권의 순이익이 지난해 30% 이상 감소한 것으로 추정됐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좋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지만, 대내외 악재가 겹쳐장담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086790](6일), KB금융지주(7일), 신한금융지주(11일) 등 4대 금융지주가 곧 지난해 연간 실적을 발표한다.
11개 증권사가 예상한 이들 금융지주사의 지난해 순이익은 4조9천800억원이라고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밝혔다.
2012년 순이익 7조2천100억원과 견주면 2조2천300억원(31.0%) 줄어든 규모다.
감소폭은 4대 금융지주 체제가 갖춰진 이후로 가장 크다.
이는 특히 2008년 금융위기의 여파로 실적이 곤두박질 친 2009년의 순이익 감소폭 11.0%를 훌쩍 웃도는 수준이다.
금융지주들의 실적이 악화한 원인은 대기업 부실에 따른 대규모 충당금과 저금리에서 비롯한 이자마진 감소다.
STX[011810], 쌍용건설[012650], 대한전선[001440], 경남기업[000800] 등의 구조조정으로 금융지주 주력 계열사인 은행들이 떠안아야 할 충당금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마찬가지로 은행의 수익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금리가 오랜 기간 매우 낮은상태에 머무르면서 이자마진이 줄었다.
금융지주 가운데 기업 여신이 많은 우리금융[053000]이 충당금을 대거 쌓으면서순이익이 62.7% 줄어든 5천900억원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 고위 관계자는 "우리금융 민영화 과정에서 발생한 장부가격 이하 매각은 손상차손으로 2013년에 반영해 추가 마이너스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하나금융(1조1천억원), KB금융[105560](1조3천400억원), 신한금융(1조9천400억원)도 각각 31.2%, 21.4%, 16.4%씩 순이익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저금리로 돈은 못 벌고, 기업 부실로 돈을 계속 쏟아부으니견딜 재간이 없다"고 말했다.
올해는 최악의 실적을 낸 지난해와 비교해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금융연구원은 은행권 순익이 올해 30% 반등할 것으로 지난해 12월 예상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고금리 은행채의 만기가 돌아오는 KB금융과하나금융이 (조달비용 감소로) 이자수익이 많이 오를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올해 금리가 조금 오르더라도 여전히 저금리 상태인데다, 바깥에선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여파와 신흥시장국 금융불안 등 위험요소가 여전하다.
금융권에 대한 인식이 나빠질 대로 나빠진 점도 중장기적으로 수익성 악화 요인으로 지목된다.
잇따른 비리 의혹에 최근 정보유출 사태까지 악재가 겹친 KB금융의 경우 기업이미지 훼손에다 국민카드의 영업정지라는 유·무형의 타격을 입게 됐다.
KB금융 고위 관계자는 "시장이 기대하는 만큼 올해 상황이 호전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국민카드 영업정지의 영향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다른 금융지주사 관계자도 "KB금융뿐 아니라 업계 전반의 영업환경이 악화했다"며 "금리 인상도 눈치가 보여 이자마진 개선이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zheng@yna.co.kr, cindy@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