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4일 내놓은 2014년도 공공기관 지정안은 산업은행과 기업은행[024110]을 공공기관으로 되돌리고 한국거래소는 공공기관의의무를 계속 지우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은 공공기관 지정 해제 사유인 민영화가 무산됨에 따라 자연스럽게 공공기관으로 재편입됐다.
공공기관 지정 해제 목소리가 높던 한국거래소는 최근 뜨거운 이슈인 방만 경영문제 때문에 공공기관 지위를 유지하게 됐다.
◇ 민영화 중단 産銀·企銀 공공기관으로 정부는 산은과 기은의 공공기관 지정 해제 명분이 '민영화' 였던만큼, 이들 기관의 민영화가 모두 무산된 현재로선 재지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민영화 무산뿐 아니라 공공기관 지정 해제 이후 임원 임금을 인상하는 등 방만경영과 부채 증가 문제도 재지정이 필요한 근거가 됐다.
2000년대 중반부터 '세계적인 투자은행(IB) 육성'을 목표로 추진돼온 산은 민영화는 지난 8월 금융위원회가 산은과 정책금융공사의 합병 등을 골자로 한 개편안을내놓으면서 백지화됐다.
기업은행도 정부 지분 50%를 유지하면서 전통적인 중소기업 융자 기능 등 정책기능을 기존처럼 수행하도록 해 민영화가 사실상 없던 일이 됐다.
이들 기관은 2012년 1월 '기타공공기관' 지정이 해제되면서 정부 감시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워졌다.
당시 이명박 정부의 실세이던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은 산은의 공공기관 지정 해제를 강하게 밀어붙여 관철시켰고 '대통령 측근' 배려에 따른특혜 논란이 제기됐다. 기업은행은 어부지리로 덕을 봤다는 소문도 퍼졌다.
이들 기관은 해제 2년 만인 이번에 다시 공공기관으로 재지정됐다.
◇ 방만 경영 한국거래소도 공공기관 '족쇄' 한국거래소의 경우 공공기관 지정 해제 목소리가 꾸준히 나왔지만 방만 경영이문제가 됐다.
공공기관 경영정보공시시스템 알리오(www.alio.go.kr)를 보면 정부 각 부처 산하 312개 공공기관 중 작년 결산 기준으로 직원의 1인당 평균 보수액이 가장 높은곳은 금융위원회 산하 한국거래소로 1억1천339만원에 달했다.
기본급 5천900만원에 고정수당 3천140만원, 실적수당 575만원, 급여성 복리후생비 742만원, 경영평가 성과급 271만원, 기타 성과상여금 730만원 등이다.
한국거래소의 직원 1인당 복리후생비는 1천488만원에 달한다.
한국거래소의 상시종업원 수는 707명이고 평균 근속연수는 17.4년이다.
지난 국정감사에서는 연봉 1억3천만원이 넘는 부부장급 이상 직원 117명 중 중간관리자나 일반직원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일반업무를 맡은 사람이 56명에 달하는것으로 나타나 물의를 빚기도 했다.
본사가 있는 부산에서는 공공기관 지정 해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특히 크게 나왔다.
이들은 부산을 금융 중심지로 육성하고 발전시키려면 한국거래소를 공공기관에서 지정 해제해야 한다는 논리를 폈다.
◇ 공공기관으로 지정되면 공공기관이란 정부의 투자·출자 또는 정부의 재정지원 등으로 설립·운영되는기관으로서,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공운법) 제4조 1항 각호의 요건에 해당해기획재정부장관이 지정한 기관을 의미한다.
정부는 매 회계연도 개시후 1개월 내에 해당 연도의 공공기관을 지정한다.
공공기관으로 지정된 이후에는 운영의 투명성 제고 및 책임경영 체제 구축을 위해 공운법에 의한 각종 규율을 받게 된다.
정부의 경영평가를 받고 이사회 등 임원의 임면과 예산편성 등 경영지침도 공운법의 적용을 받는다.
공공기관은 34개 항목, 120여개 경영정보를 공개해야 할 의무도 지닌다.
올해부터는 과도한 부채와 방만 경영에 대한 관리 강도가 특히 높아진다.
부채 관리 기관 18곳과 방만 경영 기관 20곳의 최고경영자(CEO)는 중간 평가를받고서 실적이 부진하면 해임될 수도 있다.
기타공공기관도 공운법에 의해 경영공시, 고객만족도 조사 등 여러 규제를 받게된다.
구경회 현대증권[003450] 연구원은 "산업은행이나 기업은행의 정책금융 기능이더 강화될 것"이라면서 "정부 통제가 강화된다고 해서 실적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민간연구소 관계자는 "한국거래소 등 기관의 경우 방만경영 해소 차원에서정부 통제가 좀 더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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