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들이 신흥국가에 진출해 성공하려면신흥국을 '공장'이 아닌 '시장'으로 보고 현지화에 힘써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박래정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 등은 14일 '중국 시장이 가르쳐준 포스트 차이나 시장 접근법' 보고서에서 "중국 경제가 식고 있는 상황에서 포스트 차이나 시장을 찾는 작업을 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분류한 신흥국은 154곳. 이 가운데 인구 5천만명 이상·구매력평가 기준 소득 2천달러 이상 국가는 16곳이고, 한국 경제와의 관련성 등을 기준으로 유망 신흥국을 추려보면 멕시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이 꼽힌다.
박 연구위원 등은 우선 한국 기업이 신흥시장에 진출해 성공하려면 "신흥시장이가장 절실해하는 사업 아이템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국이 수출 제조업 주도의 성장을 하던 1990년대 중반부터 한국 기업들이 염화비닐·스타이렌(PVC·ABS) 수지와 디스플레이 등을 생산해 현지 시장점유율 1위를지켰던 것이 좋은 예다.
신흥시장 투자를 결정할 때 정부가 주는 '당근'을 제쳐두고 순수하게 사업성을살펴보는 것, 신흥국 정부의 장밋빛 경제발전 구상에 대해 적절성을 따져보는 것도중요하다. 시장질서와 개방성이 자리를 잡아가는 경제인지 평가할 필요도 있다.
박 연구위원 등은 또 "한국 기업들은 선진시장에서는 고객가치를 따지고 현지스태프를 존중하는 반면 신흥시장에서는 원가경쟁과 비용절감에 주력하고 있다"며신흥국을 '공장'이 아닌 '시장'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한국 기업이 중국에 진출한지 20년이 넘었지만 중국 대학생들은 구미 기업들의 중국 현지화에 더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박 연구위원 등은 "한국 기업 가운데는 신흥시장의 저임 매력이 사라지면 생존전략 차원에서 다른 신흥시장으로 옮겨가는 '천수답' 경영을 하는 기업이 많다"며 "신흥시장이 커가고 고도화될수록 현지화 역량은 중요한 성공 요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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