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원 "최근 5년간 전세보증금 90조 증가 추정"

입력 2013-12-31 17:25
12월 기준금리 결정회의 의사록 공개



12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결정회의에서는 전세가격 오름세가 상당기간 지속될 수 있으며 시장금리 상승이 가계의채무상환부담을 크게 악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31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12월 금리결정회의 의사록을 보면 한 금통위원은 "최근5년간 전세보증금이 약 90조원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같은 견해를 밝혔다.



앞서 KB금융경영연구소는 2008년 대비 2013년 11월 전세가격이 약 35.3% 상승했고 올해 3월 기준 전세보증금 규모가 340조원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올해 4월∼11월 전세가격 상승률이 4.1%인 점을 반영하면 11월 현재 최근 5년간전세보증금은 90조원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위원은 "전세가격 증가세가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며 "임대인 주택담보대출과 임차인 전세대출이 단순히 손바뀜된 부분 외에, 금융자산의 포트폴리오변화와 금융상품간 자금이동에 어떤 영향이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른 금통위원은 "2005년∼2013년 명목GDP 증가율과 가계대출 증가율을 분석한자료를 보면 거의 9년간 후자의 증가율이 전자보다 높았다"며 "향후 가계부채 문제의 악화가 우려되므로 한국은행도 해결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8월 현재 변동금리 가계대출이 전체의 77%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개인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신용 비중도 2011년 135%에서 2012년 163.3%로 높다는 지적도 나왔다.



또 다른 금통위원은 "과다한 가계부채 수준과 기업의 저조한 수익성 등 한국 경제의 취약요인을 고려하면 시장금리 상승은 가계와 기업의 채무상환부담을 크게 악화시킬 수 있는 위험요인이다"고 말했다.



최근 각계에서 우려의 목소리를 내는 저물가 현상도 언급됐다.



한 금통위원은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써왔음에도 물가상승률이 유례없이 낮은수준을 지속하고 있고 가계의 소비와 저축이 동시에 급감하는 가운데 기업이 투자부진으로 대규모 저축의 주체로 등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위원은 "올해 들어 근원인플레이션도 거의 변동이 없어 내년 물가상승률이올해보다 반드시 높아질 것으로 보기에는 리스크가 있다"며 "물가 상황에 구조적인변화가 일어나는 것은 아닌지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금통위원은 "지난 1년간 물가 전망과 관련해 예측오차가 발생한 원인이어디에 있느냐"고 한은 측에 물은뒤 "최근의 저물가 상황과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장기 물가수준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엔저 현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한 금통위원은 "내년 4월 일본의 소비세 인상이 예정돼 있고 미국의 양적완화축소로 엔캐리 트레이드가 본격화될 우려가 있다"며 "원·엔 환율이 추가로 하락하면 한국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이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cindy@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