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美양적완화 축소에 국내 금융시장 순응"(종합2보)

입력 2013-12-20 15:10
<<협의회 결과 추가>>은행장들 "내년 경영 여건 어렵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국내 금융시장이 미국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을 잘 받아들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 총재는 20일 한은 본관에서 시중은행장들을 초청해 금융협의회를 열고 "어제우리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의 선물·현물 모두 순매수가 이뤄진 만큼 시장이 잘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결정 직후 다우존스 지수는 1.84% 올랐고 유럽언론들도 우호적인 평가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연준의 이번 결정이 '미니 스텝'이라면서 "시장의 예상을 벗어나지 않아미국 10년물 국채금리도 전일 대비 5bp(1bp=0.01%포인트)밖에 오르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총재는 "미국은 테이퍼링을 매우 조심스럽게 추구하고 있다"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결문에 나와있듯이, 선제지침(포워드 가이던스·미국의 정책금리인상 조건을 담은 지침)을 강화해 실업률이 6.5% 이하로 내려가더라도 기대 인플레이션율이 목표치인 2%를 넘지 않는다면 낮은 이자율을 유지하겠다고 밝힌 게 주요시사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연준이 장기 국채금리가 급격히 오르는 것을 막겠다고 한 것도 주효했다"며 "연준 이사들은 현재 0.25%인 기준금리가 2015년 말 0.75%, 2016년 말 1.75%가될 것이라고 밝혀 점진적인 변화를 시사했다"고 말했다.



이어 "뉴욕 시장에서도 2015년 10월 0.75%가 될 것으로 보고 있기에 시장과 연준의 예상치에 큰 괴리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볼커룰'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미국은 은행의 지나치게 위험한 투자가 금융위기의 원인으로 지목되자 2010년 7월 자기계정거래, 사모투자, 헤지펀드투자 등을 제한하는 볼커룰을 만들었다.



김 총재는 "국외에서 영업하는 은행 지점에 대한 규제 때문에 본점이 받는 규제는 신흥경제권에 부담된다고 저도 사인을 해서 보냈다"며 "그런 걸 고려해서 볼커룰이 처음 나왔을 때보다는 많은 조정이 이뤄지고 시행 시기도 연기됐다"고 말했다.



그는 "6개 시중은행의 총 자산 대비 외은지점·현지법인 비중이 0.62%"라며 "외은지점 형태로 진출한 국내은행은 볼커룰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겠지만 간접적으로는 미국계 글로벌 은행들이 받을 영향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은행장들은 내년의 은행 경영 여건이 나아지긴 어렵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이자수익 중심의 영업에서 탈피하고 국외영업을 확대해 수익원을 다변화해야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다는 데 공감했다.



또 4·1 부동산대책의 주택 취득세 면제 혜택 종료를 앞두고 주택 거래가 늘었다면서, 연말 입법화된 주택정책들이 부동산과 가계대출에 미칠 영향을 주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 참석자는 "대출연체율이 안정적이고 자산건전성 측면에서 큰 문제는 없다"면서 "다만, 기업별 산업별 업황이 고르지 못한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협의회에는 국민은행, 우리은행, 신한은행, 농협, IBK기업은행, 하나은행,산업은행, 외환은행, 한국씨티은행,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 수협 등 11개 은행 대표들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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