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 한국전력공사 등12개 공공기관의 부채 증가는 MB정부 시절인 2008년부터 작년까지 최근 5년간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부채증가는 4대강 사업, 보금자리주택, 해외 에너지 개발투자 등 지난정부에서 역점을 뒀던 사업을 공공기관이 떠맡아 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의 박진 공공기관연구센터 소장과 허경선 부연구위원은 10일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공공기관 부채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12개 공공기관의 부채 현황과 증가 원인을 분석해 공개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 LH(2009년 통합 이전은 주택공사와 토지공사 합산)의부채는 1997년 14조7천200억원에서 지난해 138조1천200억원으로 838.3% 증가했다.
전체 공공기관 가운데 부채 증가율은 물론 규모도 가장 크다.
1997∼2012년 연평균 부채증가율은 17.2%였으나, 기관 통합이 유보된 2003년 이후 부채가 큰 폭으로 증가해 2003~2007년에는 평균 부채증가율이 27.4%로 올랐다.
이후에도 대규모 보금자리주택 사업 추진 등으로 부채가 꾸준히 증가, 2012년 기준부채비율이 466%를 기록했다.
박진 소장은 보금자리주택 사업 이외에도 대규모 임대주택 건설 및 운영, 세종시 이전, 혁신도시 건설 등을 급격한 부채 증가의 원인으로 꼽았다.
▲한국수자원공사 = 수자원공사는 부채 비율이 1997년 62.4%에서 2007년 16.0%로 꾸준히 감소해와 재무건전성이 양호한 기업이었으나, 정부의 4대강 사업과 경인아라뱃길 사업을 맡으면서 2008∼2012년 연평균 부채 증가율이 62.4%로 급격히 증가했다.
그 결과 부채 규모는 1997년 1조7천500억원에서 작년 13조7천800억원으로 총 687.4% 증가했고, 지난해 기준 부채비율은 122.6%로 늘었다.
▲한국전력공사 = 한전은 1997년부터 지난해까지 부채가 64조8천억원에서 95조1천억원으로 213.9% 증가했다. 전체 공공기관 중 LH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부채 규모다.
한전의 부채규모는 2007년까지 큰 변동을 보이지 않다가 2008년 이후 5년 동안56조4조원이 증가, 지난 15년간 총 부채증가액의 87%를 차지했다. 부채비율 역시 2007년 87.3%에서 지난해 186.2%로 급증했다.
한전은 2008년 이후 5년 연속 영업손실(개별재무제표기준)을 기록했으며 이로인해 차입금 의존도가 증가하고 이자 및 원금상환능력이 감소한 상태다. 박 소장은보고서에서 국제유가 인상으로 인한 연료비 상승과 전기요금 규제, 한국수력원자력을 비롯한 발전 자회사의 신규 발전소 건설 지원 등을 최근 5년간 부채 급증의 원인으로 분석했다.
▲한국석유공사 = 석유공사는 부채 규모가 1997년 2조1천억원에서 작년 18조원으로 763% 증가했다. 2008년 이후 MB 정부의 역점사업인 해외 석유개발사업에 투자를 늘린 것이 주된 요인으로 꼽혔다.
2008∼2012년 부채 증가율은 연평균 37.3%씩 총 388.3%에 달했고, 그 결과 이기간 부채비율이 103%포인트 상승했다.
▲한국가스공사 = 가스공사는 지난해 부채가 32조3천억원으로 1997년 이후 연평균 15.3%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역시 2008년부터 부채가 급증 최근 5년간 평균 증가율이 29.8%를 기록했다. 국내에서 천연가스공급 확대 사업을 벌인데다 공격적인 국외 투자에 나선 것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한국광물자원공사 = 광물자원공사는 부채가 1997년 3천206억원에서 2012년 2조3천766억원으로 640% 늘었다. 부채비율은 2006년(88.3%)까지 감소세를 보였으나이후 반등해 지난해 177.1%를 보였다. 특히 2008년과 2012년 사이에는 부채가 약 2조원 늘어 증가율이 447%에 달했다. 광물자원공사 역시 정부의 해외자원개발기본계획에 따른 해외광산 투자가 가장 부채 증가의 가장 큰 원인이었다.
▲대한석탄공사 = 석탄공사는 부채 규모가 지난해 1조4천702억원으로 1997년에견줘 102% 증가했다. 현재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있으며 지난해 자산 대비 부채비율이 217%를 기록, 부채가 자산 규모의 2배를 초과했다. 석탄 생산량 감축과 정부지원금 축소가 주요 원인이다.
▲한국도로공사 = 2007년부터 작년까지 부채가 40조8천억원 늘었다. 부채비율은작년 기준 97.1%를 기록했다. 도로건설을 위한 차입이 영향을 미쳤다.
▲한국철도공사 = 부채 규모가 출범 시기인 2005년 5조8천억원에서 작년 14조3천억원으로 146.6% 증가했다. 인건비 상승, 국제회계기준(K-IFRS) 도입, 신규 차량구입 등으로 2010∼2012년 부채가 63.6%나 커졌다.
▲한국철도시설공단 = 공단 출범 이후인 2004∼2012년 부채가 6조3천억원에서 17초3천억원으로 154% 늘었다. 고속철도 건설사업으로 2007∼2009년 부채가 5조9천억원 늘어난 게 가장 컸다.
▲예금보험공사 = 금융권 구조조정으로 예금보험공사의 부채도 1998년 31조원에서 2012년 45조9천억원으로 48.1% 늘었다. 예금보험기금(예보기금)은 2003∼2007년평균부채금액이 3천억원 수준이었으나 2011년 이후 두 해에 걸쳐 대규모 상호저축은행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22조7천억원의 부채를 안게 됐다.
▲한국장학재단 = 2009년 설립된 장학재단은 대출 증가에 따른 채권 발행으로작년까지 부채가 8조4천억원으로 증가했다. 작년 기준 자산·부채 비율은 91.6%로자산과 부채 규모가 유사한 수준이다. 2011년부터 기존 대출 상환이 발생하면서 순부채 증가액은 다소 감소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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