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회장 선임 절차 공정성 논란>

입력 2013-12-10 10:26
이틀 앞으로 다가온 신한금융그룹의 차기 회장 선출을 놓고 절차 공정성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한동우 현 회장의 연임이 유력시되는 가운데 인선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제기됐기 때문이다.



최종 후보 3인에 포함된 이동걸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은 10일 선임 절차를 늦춰달라는 의견서를 신한금융 회장후보처천위원회(회추위)에 전달할 예정이다.



이 전 부회장이 회장 선임 일정을 연기해야 한다고 보는 이유는 인선 절차가 현직 회장에 지나치게 유리하고 보기 때문이다.



회추위가 오는 11일 각 후보를 30분씩 면접하기로 한 데 대해 그는 "신한금융을이끌어갈 막중한 자리가 30분 만에 결정된다는 것에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이 같은 ཚ분 면접'이 결국 한 회장의 연임을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게 이 전부회장의 생각으로 읽힌다.



실제로 이번 회장 인선이 시작될 때부터 한 회장의 연임이 유력시됐다. 그는 라응찬 전 신한금융 회장의 지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부회장은 "한 회장은 회추위원들과 많은 소통을 해온 사람이지만, 다른후보들은 회추위원들을 본적도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결국 ཚ분 면접'은 요식 행위에 지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다른 금융지주의 회장 인선과 비교하면 신한금융의 회장 후보 면접 시간은 짧은 편이다.



올해 새 회장을 뽑은 우리금융지주와 농협금융지주의 경우 최종후보 1명당 1시간씩 면접 시간을 할애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1시간은 되고 30분은 안 된다는 법은 없지만, 30분 만에 파악하기에는 짧은 느낌이 있다"며 "요식 행위로 비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물론 반론도 있다. 경영계획서를 충분히 검토하고 평판 조회를 거치기 때문에실제 면접에서는 그리 긴 시간이 필요하지는 않다는 것이다.



금융권의 다른 관계자는 "미리 받아놓은 서류를 보면서 궁금한 점을 물어보는식으로 진행되므로 30분의 면접 시간이 반드시 짧다고만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신한금융의 회장 인선은 절차의 공정성을 둘러싸고 시비가 끊이지 않았다.



일단 회추위가 상설 기구로 운영되면서 현직 회장이 회추위원에 참여한 게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금융당국도 이 같은 시스템은 불공정 시비를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지만, 신한금융은 차기 회장 인선도 현 회장의 중요한 책무라는 이유로 사실상 거부한 상태다.



신한금융을 떠나고 2년이 지난 인사는 '외부 인사'로 분류해 후보 우선순위에서 배제하는 것도 문제로 꼽혀 신한금융은 이를 부랴부랴 고쳤다.



이 전 부회장의 문제 제기 이면에는 신한금융의 병폐로 꼽히는 '신한사태'의 후유증이 도사리고 있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라응찬 전 회장과 신상훈 전 사장의 대립 구도가 이번 회장 인선에 고스란히 반영됐다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상훈파로 분류되는 이 전 부회장이 '라응찬파로 분류되는한 회장의 연임 가능성이 커지자 절차상 문제를 들고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신한금융의 회장 인선 절차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인선 자체에는 개입하지 않되 절차상 문제가 있다면 바로잡겠다는 것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후보 당사자만 느낄 수 있는 불공정한 부분이 있을 수 있다"며 "원칙을 어기거나 지도가 필요한 부분이 없는지 들여다볼 것"이라고 밝혔다.



zheng@yna.co.kr, cindy@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