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STX비자금 조성' 의심…강덕수 회장 고소키로(종합2보)

입력 2013-12-04 15:51
<<비자금 조성 가능성 등 내용 추가해서 종합2보.>>STX "강회장은 의사결정 과정에 빠져 있었다"



산업은행 등 STX그룹 채권단이 강덕수 STX[011810] 회장을 배임 혐의로 고소하기로 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4일 "STX중공업[071970]이 불필요한 프로젝트에 보증을 서는바람에 채권단이 STX중공업에 550억원 수준의 신규자금을 지원해야 한다"며 "엄청난손실을 입힌 책임을 묻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주 책임자는 이찬우 전 STX중공업 대표이지만 강 회장이 실질적으로 의사 결정했는지를 검찰 수사로 밝혀내야 한다"며 "두 사람에 대해 법적 조치를취하도록 STX에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의 보증은 2009년 12월 오키나와 미군기지의 괌 이전공사와 관련된 노동자임시숙소 건설 및 임대사업 추진 과정에서 이뤄졌다.



STX건설은 이 공사의 시공사로 참여했는데, 2010년 1월 사업비 충당을 위해 STX건설의 연대보증 및 유넥스엔터프라이즈(Younex Enterprise)의 토지담보 제공을 조건으로 군인공제회로부터 브릿지론 1천억원을 차입했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2010년 5월 금융위기에 따른 재정 압박과 일본의 정치·경제적 불안을 이유로 미군기지 이전계획을 무기한 연기했다.



이에 STX건설은 2012년 7월 브릿지론 1천억원의 만기가 도래하자 군인공제회의요구에 따라 STX건설이 보증채무자로서 대출금의 일부인 300억원을 상환하는 한편 STX중공업의 추가 연대를 제공해 만기를 연장했다.



STX중공업은 지난 7월 원금 150억원과 이자 36억원을 갚았지만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앞으로 잔여 대출금 550억원을 올해 말까지 군인공제회에 갚아야 하는 상황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미군기지 이전계획이 확정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사업을 추진한 이유를 알 수 없다"며 "군인공제회 차입금을 제대로 사용했는지에 대해 STX는 관련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는 등 거래에 상당한 의구심이 든다"고 설명했다.



STX측은 군인공제회 차입금을 괌 현지의 토지매입비(696억원)와 공사비(450억원)에 투입했다고 주장하지만 채권단은 지난 10월 현장 답사 결과 공사비 투입 적정성에 상당한 의문점이 있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은 STX측이 괌 부지 매매대금을 과다책정한 뒤 비자금을 조성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비자금 조성 의혹과 관련, 산업은행 관계자는 "아무것도 얘기할 수 없다. 앞으로 수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STX건설의 지분은 강 회장(62.2%)과 포스텍(37.8%)이 갖고 있으며 포스텍의 대주주는 강 회장(지분율 70%)이다. 강 회장은 당시 STX중공업의 대표이사 겸 이사회의장이었다.



이에 대해 STX 관계자는 "강 회장은 당시 이사회에도 참석하지 않아 의사결정과정에서 빠져 있었다"며 이번 사태와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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