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남는 게 없다' VS 금융당국 '더 내려라'>

입력 2013-11-28 06:01
카드업계가 금융당국의 압력과 고객들의불만에 밀려 결국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대출 금리를 내리기로 했다.



그러나 카드사들은 편치 않은 분위기다. 무엇보다 금융당국이 이번 인하 폭에대해 미흡하다는 반응을 보이면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카드 등 7개 전업계 카드사는 내달 1일부터 카드론금리는 평균 0.9%포인트, 현금서비스는 0.6%포인트 내릴 예정이다.



카드사들은 이번 금리 인하폭이 감내할 수 있는 최대한도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카드론 금리를 가장 큰 폭(2%포인트)으로 내리는 현대카드의 카드론 금리는 인하 후에도 연평균 18.1%에 달한다. 다른 카드사들과 견줘도 여전히 높은 편이다.



현금서비스 금리도 하나SK카드 22.7%, 우리카드 21.8%, 삼성카드[029780] 21.7%등 '고금리'라는 지적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운 수준이다.



◇카드사 대출금리 일제 인하는 처음…금융당국의 강한 의지가 배경 금융당국은 지난 8월 중순 제2금융권 대출금리에 대해 등급별 비교 공시를 강화하고 금리 산정 모범 규준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했다. 제2금융권의 대출금리 결정 시스템이 투명성과 객관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하나의 배경이다.



무엇보다 불합리한 고금리를 부담하는 서민들이 많다는 목소리가 크다.



금융당국은 카드사의 대출금리 합리화를 위한 첫 작업으로 소비자가 카드론·현금서비스 금리를 한눈에 비교해 볼 수 있도록 '공시 강화카드'를 내밀었다.



종전에도 비교공시 시스템은 있었으나 회사별로 공시 기준이 달라 금융 소비자가 이를 활용하기는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금융 감독 당국은 카드사들에 개인신용 등급별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수수료율을 공개하도록 했다.



카드사별 비교가 쉬워지면 금융소비자의 선택권이 강화되고 카드사 간 수수료율경쟁도 촉진되리라는 논리에서다.



이에 맞춰 여신금융협회는 카드사 8곳, 은행 12곳의 지난 3분기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평균 수수료율을 지난 12일 처음으로 공시했다.



여기에 내달 1일 취급분부터 대출상품의 금리를 내리기로 했다. 카드사들의 대출상품 금리 일제 인하는 유례없는 일이다. 그만큼 당국의 금리 인하 의지와 압력이강했다는 얘기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애초에 카드사 금리 인하폭을 2%∼4%포인트로 생각했다가 이에 미치지 못하자 내년에 재검토를 요구할 거라는 말이 벌써부터나온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카드사 "수익감소 연간 2천200억원"…금융당국 "인하여력 충분" 카드업계는 이번 금리 인하로 연간 2천200억원에 달하는 수익이 줄 것으로 보고있다. 이는 지난해 전체 카드사 당기 순익의 10% 수준이다.



카드사들의 걱정 섞인 불만이 아주 근거가 없지는 않은 셈이다.



게다가 이번 금리 인하폭에 대해 미흡하다는 반응인 금융당국은 추가 금리 인하를 요구할 태세다.



카드사들이 전전긍긍하는 이유다.



올해 1∼9월 7개 전업계 카드사의 당기순이익(1조3천628억원)은 작년 동기보다3천520억원(20%) 감소했을 만큼 이미 사업 여건은 우호적이지 않다.



지난해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에 경기 침체의 장기화로 향후 사업 전망도 개선여지가 크지 않다는 게 카드사들의 하소연이다.



이번 금리 인하로 신한카드와 현대카드는 각 600억원, 국민카드는 470억원, 삼성카드는 260억원가량의 수익 감소가 불가피하고 하나SK카드는 적자 폭이 더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카드사들의 하소연은 좀처럼 먹히지 않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이 원만하게 조정됐고 부가 혜택 축소도 허용해준 만큼 대출금리 인하 여력이 충분하다는 견해를 갖고 있다.



이번 금리 인하로 초래되는 수익 감소는 불필요한 마케팅 등 사업비 축소를 통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는 논리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지난해의 가맹점 수수료 체계 개편, 부가 혜택 축소 등은대출금리 인하를 염두에 둔 것이었다"며 "카드사들도 이를 충분히 아는 만큼 소비자가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대출금리를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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