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국민銀 거액 비자금 조성 정황 포착(종합2보)

입력 2013-11-10 16:24
<<당시 도쿄지점장이 승진에서 누락됐다는 내용, 이번 비자금 의혹 사건이 어윤대전 회장의 스톡그랜트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KB금융의 설명 추가.>>도쿄지점 검사서 국내 유입 뭉칫돈 발견…은행 해외점포 감시 강화



국민은행 도쿄지점에서 거액의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이 금융당국에 포착됐다.



일본에서 국내로 밀반입된 자금만 20억원 이상이다.



금융당국은 일본 금융청과의 협력 및 계좌 추적 강화로 비자금 행방을 철저히규명할 방침이다.



시중은행도 이와 유사한 형태로 뭉칫돈을 조성했을 가능성이 있어 당국은 해외점포에 대한 고강도 감시에 나선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국민은행 도쿄지점을 검사하는 과정에서 이 직원들이 부당대출을 해주며 거액의 수수료를 챙긴 것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수수료 중 20억원 이상이 국내로 반입됐다.



금감원은 이 돈이 당시 경영진과 관련이 있는지를 포함해 계좌 추적 등으로 조사하고 있다.



이런 사실은 문제의 도쿄지점장이 작성한 공적 조서에서 적발됐다.



당시 KB금융 경영진은 수차례 도쿄를 방문한 뒤 해당 지점장의 승진을 지시한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1월 도쿄지점장을 마치고 현재까지 승진하지 못한 채대기발령 상태다.



앞서 일본 금융청은 최근 금감원을 방문해 국민은행 도쿄지점의 자금세탁 조사경과를 설명하면서 심각성을 경고했다. 금융청 당국자가 금감원까지 직접 찾아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민은행 도쿄지점은 한도를 초과해 대출해주기 위해 다른 사람 명의를 내세우는 방식으로 수천억원대의 부당대출을 한 혐의로 금융청의 조사를 받았다. 국민은행은 도쿄지점에 대해 두 차례나 내부 감사를 했는데도 적발하지 못해 내부 통제에 심각한 문제점을 드러냈다.



금감원은 이번 사건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일본 금융청과 협력, 조사에 속도를낼 계획이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금감원이 최근 국민은행 도쿄지점 검사 과정에서 수상한뭉칫돈이 국내로 흘러든 것을 발견했다"면서 "금액만 20억원 이상의 거액으로 비자금 조성 성격이 강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KB금융 경영진이 도쿄지점장을 승진 대상자에 넣었고 공적 조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비자금 조성 사실이 들통났다"면서 "경영진의 내부통제 미흡, 내부 감사 실패가 얽힌 사건"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현재 검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 일절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비자금 조성 의혹이 당시 경영진을 이끌던 어윤대 전 KB금융 회장에 대한 거액의 스톡그랜트(Stock Grant) 지급에 영향을 줄지도 관심사다.



KB금융 평가보상위원회 관계자는 그러나 "어 전 회장의 스톡그랜트는 과거 이사회 안건의 외부 유출과 관련한 금감원의 징계가 확정되지 않아 아직 논의할 단계가아니다"며 비자금 조성 의혹의 사실 여부와 무관하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부당대출 의혹이 다른 시중은행 해외 점포에도 있을 것으로 보고 해외점포에 대한 감시를 강화할 방침이다.



해외지점의 이상 징후를 조기에 포착할 수 있도록 모니터링 지표와 여신 규모등 상시감시 지표도 강화할 계획이다.



국민은행, 산업은행 등 11개 은행이 해외에서 운영 중인 현지법인과 지점은 145개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국민은행 도쿄지점 사건을 계기로 금감원이 시중은행 해외 점포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외환은행 도쿄지점과 오사카지점은 지난 2006년 자금세탁 혐의로 3개월만 영업정지를 당했고, 금감원은 이를 문제 삼아 2010년 외환은행에 기관경고 징계를 내린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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