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선진국의 통화정책 기조가 바뀔 때 신흥국발(發) 금융위기가 오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총재는 31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세계경제연구원 설립 20주년 컨퍼런스에 연설자로 나서 "선진국 비전통적 통화정책의 정상화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신흥국 금융불안이, 글로벌 차원의 위기로 발전할 가능성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밝혔다.
이는 미국 등의 양적완화 정책이 축소되거나 종료될 때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풀이된다. 이렇게 되면 그간 신흥국으로 스며든 외자가 빠져나가며 신흥국의 금융시장이 불안해질 수 있어서다. 불안이 옆 나라로 전염될 확률도 높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30일(현지시간) 매달 850억 달러 규모의 채권을 사들이는 현재의 양적완화 정책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시장에서는 양적완화 축소 시점이 오는 12월 FOMC 정례회의 보다는 내년 1분기께가 될 확률이 높은 것으로보고 있다.
김 총재는 금융시장의 안정을 유지하려면 각국 정책당국 간, 또 자국 내 정책당국·금융기관 간 의사소통이 원활해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개별국가 안에서도중앙은행이 시스템적인 리스크를 조기에 파악하는 데 적극 나서야 한다고 했다.
그는 현재 추진되고 있는 글로벌 금융규제에 대해서도 "규제의 단순성과 비교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특히 신흥시장국 금융산업 발전에 장애가 되지 않도록 내용을 세심하게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총재는 "차기 금융위기는 우리가 생각하지 못하는 부문의 시스템적 리스크축적에서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며 "(최근 시장이 충격에서 어느정도 벗어났다고) '이번엔 다르다'란 식의 자기만족에 빠지는 것은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banghd@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