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해외계열사의 일감 몰아주기도 규제 검토"

입력 2013-10-31 06:08
글로비스 해외 내부거래비중 47%…규제 사각지대 논란국부유출·조사여건 문제로 '현실적 불가' 회의론도



해외 계열사를 통한 일감 몰아주기가 규제의 사각지대라는 논란이 이는 가운데 공정거래위원회가 규제 포함 여부에 대한 검토에 나서기로 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31일 "해외 계열사와의 내부거래가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에해당하는지를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검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앞서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민식(새누리당) 의원은 15일 열린 공정위 국정감사에서 "일감 몰아주기 규제가 국내 계열사에 한정되다 보니 해외 계열사를 통한 사익편취에 대해 손 쓸 방도가 없다"고 지적한 바 있다.



공정위는 이와 관련해 아직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못한 상태다.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담은 개정 공정거래법은 해외 계열사가 규제 대상에 포함되는지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다.



반면 일감 몰아주기를 증여로 의제해 과세토록 한 상속세 및 증여세법은 해외계열사와의 내부거래도 원칙적으로 과세 대상에 포함하고 있다.



다만 시행령에서 수혜법인이 제품·상품의 수출을 목적으로 해외 계열사와 거래한 경우 등을 예외 사유로 두고 있다.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 기업 가운데 해외 계열사와의 내부거래가 쟁점이 되는대표적인 기업은 현대글로비스다.



작년 기준 글로비스의 총매출액 대비 국내 계열사와의 내부거래비중은 35.0%이지만, 해외 계열사와의 거래를 포함할 경우 전체 내부거래 비중은 81.9%에 달한다.



국내 계열사와의 내부거래액(3조2천495억원)보다 해외 계열사와의 내부거래액(4조3천453억원, 내부거래 비중 46.9%)이 더 크기 때문이다.



대기업집단의 내부거래에서 해외 계열사와의 내부거래가 차지하는 비중도 더 커지고 있다.



삼성, 현대차[005380], SK, LG[003550], GS[078930], 현대중공업[009540] 등 5개 주요 대기업집단의 2011∼2012년 내부거래 현황을 보면 국내 계열사와의 총매출액 대비 내부거래 비중은 1.9%포인트 감소했으나, 해외 계열사를 포함한 전체 내부거래 비중은 오히려 2.6%포인트 증가했다.



공정위는 해외 계열사의 규제 대상 포함 여부를 검토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이들을 규제 대상에 편입시키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분위기다.



공정위 관계자는 "일감을 몰아준 외국 소재 법인에 대한 조사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문제가 있고, 실제 제재에 들어갈 경우 해외 법인에 대해 현지 경쟁당국이나과세당국의 추가적인 조치가 발생할 우려도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해외 계열사가 국내 계열사와 거래하지 않고 다른 외국 경쟁사와 거래하면 오히려 국부유출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반면 일감 몰아주기 규제의 입법 취지가 재벌총수 일가의 사익편취 근절에 있는만큼 해외 계열사와의 거래를 규제 대상에서 배제하면 입법 목적과 맞지 않는다는주장도 나온다.



박민식 의원실 관계자는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국내 계열사와의 거래만으로 한정한다면 기업들이 해외 계열사를 규제 회피 수단으로 이용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며"공정위는 대기업 해외 계열사와의 내부거래도 좀 더 관심을 두고 모니터링해야 할것"이라고 말했다.



pan@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