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황제 경영' 엄단한다…어윤대 중징계

입력 2013-10-08 07:32
금융사 취업 3년 제한·주식성과급 못받을듯김승유 전 회장 혐의는 재점검하기로



금융당국이 경영 부실을 유발하는 금융사 최고경영자(CEO)의 '황제 경영'을 엄단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어윤대 전 KB금융지주 회장이 중징계를 받아 금융사 취업 제한과 더불어 스톡그랜트(주식성과급)도 못 받을 것으로 보인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오는 10일 제재심의위원회에 어윤대 전 회장과 박동창 전 KB금융[105560] 전략담당 부사장에 대한 중징계안을 올릴 예정이다.



어윤대 전 회장은 문책 경고 상당, 박동창 전 부사장에게는 직무 정지 상당의징계가 내려질 전망이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달 12일 제재심의위원회에서 이런 징계안을 제출했으나 당사자 소명이 길어지는 바람에 최종 결정을 내리지 못했고 오는 10일 원안대로 처리할방침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융지주사 지배구조와 관련해 불법적인 행위에 대해서는엄중하게 대처할 것"이라면서 "열심히 업무를 수행하다가 실수할 경우 배려할 수 있으나 지배구조 변동은 정당한 절차를 거쳐야 하며 질서를 어지럽히는 행위는 용납지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어윤대 전 회장이 이번 제재심의위원회에서 중징계를 받아 금융당국이 금융지주의 황제 경영 관행에 대한 척결 의지를 보여줄 것으로 알고있다"면서 "현 금융지주 회장들에게 연임 등을 위해 권한을 남용하지 말라는 금융당국의 경고 의미도 있다"고 전했다.



퇴직자 신분으로 징계를 받을 경우 '상당'이란 표현을 쓴다. 문책 경고 상당의징계를 받으면 어윤대 전 회장은 3년간 은행 및 금융지주사 취업이 금지된다. 수억원에 달하는 스톡그랜드를 못 받을 가능성이 크다.



KB금융은 어윤대 전 회장에 대한 징계가 확정되면 초대(황영기 전 회장), 2대(강정원 전 회장) 등 역대 회장 3명이 내리 징계를 받는 불명예를 안게 된다.



황 전 회장은 2009년 업무집행정지 3개월 상당의 중징계를 받았으나 제재심의과정의 법률적 문제가 제기돼 징계취소 판결을 받았다.



강 전 회장은 2010년 문책경고 상당을 받았다. 어 회장의 스톡그랜트와 마찬가지로 강 전 회장은 스톡옵션(주식매수청구권)이 취소됐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문책경고 상당 이상의 징계를 받으면 3년간 금융사 취업이제한되며 스톡그랜트는 KB금융 보상위원회에서 평가하겠지만 취소될 가능성이 많다"고 말했다.



이번 징계는 KB금융 내 권력 다툼으로 미국 주총 안건 분석 전문회사인 ISS의보고서 왜곡과 관련 사안이다.



어 전 회장의 측근인 박 전 부사장은 올해 초 일부 사외이사의 재선임을 막고자미국계 주총 안건 분석기관 ISS에 KB금융 내부정보를 전달해 금융지주회사법을 위반한 혐의를 받고 있다.



ISS는 당시 'KB금융지주 정기주총 안건 분석 보고서'에서 이경재, 배재욱, 김영과 사외이사의 선임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KB금융의 ING생명 인수 무산이 이들 '정부 측' 사외이사의 반대 때문이며, KB금융의 독립성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박동창 전 부사장이 보고서가 나오기 전 싱가포르에서 ISS 관계자와 접촉해 KB금융과 관련한 정보를 제공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이에 금감원과 검찰 등이조사에 나서게 됐다.



현행 금융지주회사법은 전·현직 임직원이 업무상 알게 된 비공개 정보를 다른사람에게 누설하거나 업무 외의 목적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김승유 전 하나금융 회장의 징계건은 재점검이 이뤄진다.



김 전 회장은 2011년 퇴출을 앞둔 미래저축은행에 하나캐피탈이 유상증자로 지원하도록 김종준 당시 사장(현 하나은행장)에 지시한 의혹을 사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김승유 전 회장의 경우 혐의 부분에 대해 다시 볼 필요가있어 재점검하기로 했다"면서 "제재 여부를 결정하기까지 시일이 걸릴 것 같다"고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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