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급호텔 스위트룸, 비즈니스 항공권,최고 의료기관 건강검진은 물론, 24시간 대기하는 매니저를 통해 생활 속에서 일어나는 각종 문제에 대해 '맞춤형 컨설팅' 서비스를 받는 사람들.
보통 사람들은 평생 접하기 어려운 혜택을 공짜로 누리는 사람들이 있다. 카드사 VVIP 고객이다.
금융당국이 30일 VVIP카드 부가혜택에 대해 제동을 건 것은 '부자 마케팅'에서발생한 적자를 고금리 카드론과 현금서비스로 메우는 카드사들의 행태를 바로잡기위해서다. 부자 마케팅 비용을 서민들에게 전가하지 말라는 뜻이다.
한해 수십억원씩 적자가 나는 VVIP 카드 부가서비스를 연회비 수준에 맞게 합리적으로 줄여나가야 한다는 것이 당국의 판단이다.
카드사들은 최근 부가서비스 혜택을 줄이고 있다고 설명하면서도 전략적인 측면에서 '부자 마케팅'을 크게 줄이기 어렵다며 고민하고 있다.
◇무료항공권·호텔숙박권 등 값비싼 '프리미엄 혜택' VVIP 카드는 카드사들이 '자산'과 '사회기여도' 등을 고려해 회원을 선정하고기존 VVIP 회원이 추천하거나 카드사 자체적으로 설정한 기준에 맞지 않으면 신청해도 발급해주지 않는다.
연회비는 100만∼200만원 정도로 일반 카드와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비싸지만 그 몇 배에 달하는 부가서비스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지난해 말 현재 신한·삼성·현대·롯데·하나SK·KB국민카드 등 6개 전업카드사의 VVIP 카드는 5천500장 정도다.
지난해 17억원 이상 적자를 낸 신한카드의 더 프리미어 카드는 연회비 100만원을 내면 호텔 멤버십 서비스나 무료 숙박·부대시설 이용 서비스를 연 1회 이용할수 있다.
항공권 업그레이드 서비스 또는 동반자 비즈니스 무료항공권 서비스 가운데서도한 가지를 택해 이용할 수 있고 롯데백화점과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에서 물건을 사면 10% 할인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연회비 200만원의 삼성 라움카드 또한 국제선 동반자 무료항공권이나 업그레이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골프를 치다가 홀인원을 할 경우 축하금도 준다. 생활 속에서 VVIP 회원이 겪는 여러가지 문제에 대해 컨설팅을 해주는 '컨시어지 서비스'도제공한다.
KB국민은행의 TEZE카드, VVIP 시장의 선두주자로 불린 현대카드의 더 블랙 카드, 롯데카드 인피니트와 하나SK카드의 클럽1 카드도 대부분 국내 또는 동남아 무료항공권과 백화점 명품관 할인 서비스, 무료 건강검진, 무료 스마트폰 지급, 최고급호텔 할인 혜택 등을 준다.
카드사들은 이밖에 별도의 초청장이 없으면 입장할 수 없는 VVIP 전용 명품 할인행사 등을 열기도 한다.
카드사의 한 관계자는 VVIP 카드가 '수지가 맞지 않는' 상품이라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극소수 부유층이 대상이라서 시장을 선점하고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려면 운영할 수밖에 없는 상품"이라고 전했다.
◇"VVIP때문에 축난 곳간, 고금리장사로 메워선 안돼" 비싼 연회비를 냈다면 그에 걸맞은 혜택을 받는 것이 당연하지만 문제는 카드사들이 일반 신용카드 부가서비스 혜택은 대폭 줄이면서도 '적자 사업'인 VVIP 마케팅축소에는 소극적이라는 점이다.
국내 8개 전업카드사 가운데 올해 4월 분사한 우리카드를 뺀 7곳의 올해 상반기당기순이익(대손준비금 반영후)은 9천57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조4천67억원)보다 4천495억원(32.0%) 줄었다.
은행·증권·보험업권과 마찬가지로 순익이 대폭 줄어들자 카드사들은 긴축경영에 나서면서 일반 신용카드 부가서비스 혜택을 대폭 줄이고 있다.
VVIP 카드도 마찬가지다.
신한카드는 올해 12월부터 VVIP 카드의 마일리지 적립률을 기존 1천500원당 2마일에서 1마일로, 포인트 적립률을 1%에서 0.5%로 줄이기로 했다.
월간 적립 한도도 20만 포인트로 제한하고 국외에서 쓴 금액은 적립해주지 않기로 했다.
삼성카드[029780] 라움 카드는 전년도에 1천500만원 이상 신용카드 이용 실적이있어야 기프트 바우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고 마일리지 적립 시 무이자 할부도제외하기로 했다.
하나SK카드 클럽1 카드는 전년도에 5천만원 이상 사용해야 동반자 무료 항공권사용이 가능하도록 하고 더블마일리지 적립 한도를 10만 마일로 제한하기로 했다.
하지만 일부 카드사들은 VVIP 회원에게는 '있으나마나'인 20만∼30만원의 전월사용실적만 조건으로 내걸거나 서비스 비용이 많이 들지 않는 헤택만 골라 줄이는등 부가서비스를 '무늬만' 축소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VVIP 카드 운용 현황을 점검한 금융당국은 카드사들이 과도한 '부자 마케팅'으로 적자를 보지 않도록 지도했다.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등 서민층이 많이 이용하는 사업을 통해 수익을 낸 뒤 이런 '부자 마케팅'에 쏟아붓는 것은 금융소비자 보호에 역행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 VVIP카드 점검을 통해 손익 균형을 맞추도록 지도했다"며 "대부분의 카드사가 올해 VVIP 카드 헤택 축소를 신청했으니 연말이나 내년 초에는 혜택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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