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임원 고액 연봉 깎인다…성과체계 점검(종합2보)

입력 2013-09-05 10:28
<<금감원이 임원 보수 삭감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내용 추가>>수익 반토막에도 연봉 잔치…모범규준 준수 집중 파악



금융감독 당국이 보험사 성과체계에 대한 집중점검에 나섬에 따라 보험사 임원의 고액 연봉이 크게 조정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일반 직원의 억대 연봉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그동안 무풍지대였던 보험사도 은행, 증권사와 마찬가지로 대규모 구조조정이임박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 당국은 보험 순익 급감에 따른 후속 조치로 최근보험사 임원 성과 체계를 재조정하는 작업에 돌입했다.



금감원은 최근 보험사가 성과보상체계 모범 규준을 준수하는지에 대한 점검을벌이고 있다.



저금리, 저성장 기조로 보험사 순익이 반 토막 난 상황에서도 임원 뿐만 아니라일반 직원까지 제1금융권인 은행 못지않은 연봉을 챙기는 상황을 이해하기 어렵다는것이다.



금융감독 당국 관계자는 "보험사가 불황에도 매년 꼬박꼬박 임금을 올려 억대연봉을 받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임원 보수를 포함해 보험사 성과 체계를 들여다보고 있으며 은행 등 다른 권역과 함께 어떻게 할지 추후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원 뿐만 아니라 일반 직원의 고액 연봉도 논란의 대상이다.



2012회계연도 주요 보험사 남자 직원 평균 연봉은 삼성화재와 현대해상이 각각1억715만원, 1억300만원으로 억대를 넘어섰다. LIG손해보험(9천836만원), 한화생명(9천700만원), 삼성생명(9천500만원), 메리츠화재(7천900만원), 동부화재(7천274만원)도 만만치 않다.



보험사가 금융권 최고 수준의 연봉을 받는 셈이다.



그러나 고액 연봉을 받을 만큼 경영 여건이 좋지 못하다는 게 금융감독 당국의평가다.



삼성화재[000810], 현대해상[001450], 동부화재[005830] 등 손해보험사들이 자동차 보험에서 대규모 적자를 내면서 순익이 반 토막 났다.



2013회계연도 1분기(4~6월) 손보사의 당기순이익은 4천387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46.1% 줄었다. 자동차 보험은 같은 기간 263억원 흑자에서 1천769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생보사는 신규 고객이 내는 초회 보험료가 2013회계연도 1분기에 3조3천279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27.1%(1조2천344억원)나 급감했다. 고객이 줄고 있다는 신호다.



보험사 오너들도 궁지에 몰리는 분위기다.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 겸 이사회 의장, 구자준 전 LIG손보 회장, 조정호 전 메리츠화재 회장 등은 언론 등에 지적을 받고 수십억에 달하는 연봉을 절반 이상 줄이는 등 조정 작업을 마쳤다.



금융감독 당국 관계자는 "보험사 임원 연봉이 전반적으로 문제이지만 오너라고수십억씩 챙기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전했다.



정몽윤 회장 등 현대해상 등기임원 3명은 2012회계연도에 평균 11억7천만원, 조정호 메리츠화재 전 회장 등 메리츠화재 등기이사 2명은 평균 32억원을 각각 챙겼다. 전문경영인을 포함한 평균치이므로 오너가 실제 받은 연봉은 20억~30억원을 훌쩍넘긴 것으로 추산된다.



박근희 삼성생명 부회장 등 등기임원 3명은 평균 13억원, 신은철 한화생명 부회장 등 등기임원 2명은 평균 7억9천만원의 연봉을 받았다.



2002년 이후 LIG손보를 이끌었던 구자준 회장은 최근 상임고문으로 옮겨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도 최근 메리츠화재와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직을 사퇴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산업에 빨간불이 켜진 상황에서 수십억원씩 챙긴 보험사 오너들이 대내외 분위기를 고려해 연봉을 자진해서 깎고 일선에서도 물러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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