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BIS비율 10% 아래로 떨어질 수 있어" 주장
설립된 지 4년 만에 산업은행과 재통합할 처지에 놓인 정책금융공사의 반발이 고조되고 있다.
21일 금융계에 따르면 직원이 400명 정도인 정금공은 최근 약 250명이 참석한가운데 정책금융기관 개편을 주관하는 금융위원회 앞에서 항의 집회를 가졌으며, 청와대와 금융위 등에서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정금공의 항의 내용은 "금융위는 4년 전 거짓말을 했던 것이냐"는 한 30대 직원의 발언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 직원은 "금융위는 업무 중복과 비효율을 재통합의 이유로 들지만 4년 전 자신들이 승인한 사항이 아니냐"며 "당시 정금공 설립과 운영에 깊이 관여한 금융위공무원들은 여전히 현업에 있는데, 도대체 지금 어디 숨어있는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진영욱 사장 등 정금공 고위 인사들은 정치권 인사들을 만나 재통합의 부당함을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정금공은 양 기관 통합시 산은의 재무구조가 악화해 정책금융 기능이 중단될 위기가 올 수 있다고 주장한다.
6월 기준으로 산은의 BIS 자기자본비율은 13.54% 수준인데, 통합하면 이 비율은1.6%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정금공은 전했다.
이후 산은이 주채권은행 역할을 하는 기업들의 충당금 등을 반영하면 내년 6월BIS 비율이 10% 밑으로 떨어질 우려가 제기된다.
정금공은 두 기관이 다시 통합하면 자기자본이 급감해 중소·중견기업에 대한자금공급 여력이 대폭 감소하는 문제도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말 현재 두 기관의 자기자본은 총 43조원 수준이지만 두 기관을 합칠 경우 정금공은 정부로부터 출자받은 산은금융지주 주식 18조1천억원을 유상 감자해야돼 자기자본이 24조9천억원 수준에 불과해진다.
김정훈 국회 정무위원장이 정금공으로부터 입수한 보고서에 따르면 산은이 대형정책금융 기관으로 되돌아가면 민간금융기관과 시장마찰을 일으킬 우려가 있다.
정금공과 통합한 산은의 대기업 여신은 총 48조원 수준으로 제1금융권 대기업여신 총액 160조원의 약 30%를 차지한다.
이에 따라 산은이 해당 기업의 인수합병(M&A), 기업공개(IPO), 회사채 주선·인수 등에 민간금융기관보다 우선적으로 참여하게 된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정책금융 개편은 국내 금융산업 발전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ksw08@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