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정전 우려에 은행들 단축근무·비상체제 돌입(종합)

입력 2013-08-13 07:20
<<한국은행 관계자 코멘트 수정>>24시간 대책반 가동…비상전원장치 확보 나서



은행들이 '전산망 다운'에 대비한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불볕더위로 블랙아웃(대정전)까지 우려될 만큼 전력난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됐기 때문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순우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전날 전체 임직원에 '오후 6시 정시퇴근'을 지시했다. 반복되는 야근을 고려하면 사실상 '단축근무'인 셈이다.



이 회장은 "최근 원전 가동중단 사태와 연이은 발전소 고장 등으로 국가적인 전력난이 최대 고비"라며 "6시가 되면 모두 퇴근하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전국의 60여개 발전기 임대업체를 섭외하고, 비상발전차량 2대를 계획정전 지역이나 정전 예상 지역에 투입할 방침이다.



또 전력 공급이 중단됐을 때 일시적으로 전원을 공급하는 '무정전 전원공급장치(UPS·Uninterruptible Power Supply)'를 추가 확보키로 했다.



외환은행은 '전력위기 대응을 위한 비상대책반'을 꾸려 24시간 비상대기 근무에들어갔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전력부족으로 인한 블랙아웃에 대비하고 전력 위기에 효율적으로 대응하려고 대책반을 운영한다"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정전 시간이 길어질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무인경비시스템 무력화에대비해 비상 당직근무 체제로 전환할 계획이다.



은행은 잠시라도 전력이 끊어지면 영업뿐 아니라 금융시스템에 치명적인 혼란을가져올 수 있다.



특히 전산상 실시간으로 돈을 주고받는 지급결제 시스템이 중단되는 최악의 상황에도 대비해야 한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대규모 정전 때는 한은의 지급결제망에도 전력공급이 끊길수도 있다"며 "그러나 한은뿐 아니라 시중은행들도 이에 대비가 돼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들의 정전 대응책은 대부분 UPS에 의존하고 있다. 실제로 태풍 같은 자연재해로 국지적인 정전이 발생했을 때 UPS가 제 역할을 한 사례도 있다.



그러나 단전 기간이 길어지면 UPS나 비상발전기로 버티는 데 한계가 있다. 일종의 축전지 개념인 UPS의 유지 가능 시간은 1~2시간, 짧으면 30분에 불과하다.



한은 관계자는 "강남본부 주 전산센터의 UPS로 약 2시간 버티고, 연료를 구입해돌리는 비상발전기로 현재 약 30시간 더 버틸 수 있다"고 말했다.



은행들은 정부의 전력난 호소에 따라 실내 적정온도를 높이고 미사용 사무기기전원 자동 차단, 시간대별 냉방 중단 등의 절전 대책을 내놓고 있다.



과거 도심에서 여름철 '피서지'로 인기를 끈 은행 점포들은 냉방 온도를 최고섭씨 28도까지 올렸다.



시중은행들은 점포의 냉방 온도를 26~27도, 본점은 28도로 유지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자체적으로 점포 냉방 온도도 28도로 높였다.



한 은행 관계자는 "예전에는 24도였던 정부의 권장 온도가 점점 올라 고객들의불만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zheng@yna.co.kr banghd@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