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8개 회사 신용등급·재무상황 분석 결과
상대적으로 안전한 신용등급의 회사채마저도 부실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경기침체로 등급이 좋은 기업 상당수가 실제 빚을 갚을 수 있는 능력은 크게 나빠졌기 때문이다.
이한득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6일 '회사채 시장 신용도 높은 기업에 대한 편중 커졌다'란 보고서에서 "'투자등급' 중에서도 BBB는 물론, A-등급 회사채에까지부채상환능력이 취약한 회사가 상당수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투자등급 회사채란 신용등급 AAA, AA, A, BBB등급에 속하는 채권을 말한다. 그아래부터는 '투기등급(BB, B, CCC, C등급)'으로 분류된다. 일반적으로 신용등급이낮을수록 해당 기업은 재무구조가 취약하고 부채상환능력도 떨어진다.
그러나 이 연구위원이 지난달 말 기준으로 428개 비금융회사의 재무상황을 분석한 결과 투자등급의 회사마저도 신용위험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조차 부담 못하면서(이자보상배율<1), 차입금이 세전·이자지금전 영업이익의 3배가 넘어가는 기업(차입금/EBITDA>3)을 빚을 사실상갚기 어려운 '한계기업'으로 정의했다.
이 한계기업의 비중을 신용등급별로 보니 AA, AA-는 6~7%, A+, A 등급은 15% 수준으로 양호한 모습을 보였지만 A- 등급에 들어서면 35.3%, BBB 등급에선 39%까지치솟았다. A-나 BBB의 경우 10곳 중 3~4곳의 상환능력이 심각한 상황인 것이다.
이 연구위원은 "이들 기업은 경기상황이 악화되면 빠르게 부실화될 수 있다"며"A등급 한계기업에 대한 우려에 A등급 회사채 수요도 위축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해 30.0%였던 A등급 회사채 유통 비중은 올해 7월 15.1%까지 하락했다. 그는 "2013년 들어 A등급에 대한 기피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기업 신용위험 우려가 해소되려면 기업실적이 개선되야 하지만이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우량기업으로 판정된 기업의 부실은 시장에 미치는 충격이 큰 만큼 미리 대비책을 세우고 신용등급에 대한 투자자의 신뢰를 개선해야 한다"고 전했다.
banghd@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