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Fed 차기의장 누가 되면 한국 경제에 더 좋을까>

입력 2013-07-31 06:05
'QE 산파' 재닛 옐런 vs '오바마 측근' 로렌스 서머스"옐런 되면 출구전략 그대로 진행…서머스 되면 더 빠를 수도"



국제 금융시장이 차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장 자리를 놓고 들끓고 있다. 벤 버냉키 현 의장의 두 번째 임기가 내년 1월 끝나기 때문이다.



이 자리는 전 세계 금융시장을 쥐락펴락하는 자리다. 곧 미국이 양적완화(QE)종료를 앞둔 시점이어서 차기 의장이 누가 되느냐는 한국 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칠전망이다. 9월로 예상되는 지명을 앞두고 시장도 파장 분석에 나섰다.



31일 외신에 따르면 차기 의장 후보는 일단 두 명으로 압축된 분위기다.



한 명은 재닛 옐런(67) 현 부의장이다. 그는 10여 년간 Fed에서 일한 통화정책전문가다. 민주당의 탄탄한 지지도 받고 있다. 동성(同性)인 낸시 펠로시 하원 원내대표가 "여성 의장이 탄생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방송에서 말할 정도다.



다른 한 명은 로렌스 서머스(59) 전 미국 재무장관. 28세에 역사상 최연소 하버드 종신 교수가 된 인물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친하다. 오바마 1기 행정부에서경제자문위원장이었다. 그러나 이후 월가 금융사 고문으로 일하며 비판도 받았다.



이 둘 중 한 명이 Fed 의장이 되면 한국경제엔 어떤 영향이 있을까.



박현수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누가 되든 통화정책의 기본 방향이 달라지지 않겠지만, 서머스가 된다면 정책 전환을 좀 더 과감하게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옐런은 버냉키와 함께 QE를 만들었다. 산파(産婆)격이다. 이 때문에 시장에선옐런이 차기 의장이 된다면 현재의 출구전략은 버냉키가 예고한 대로 진행될 것이란전망이 우세하다.



반면에 서머스는 QE를 썩 탐탁치 않게 생각한다. 그는 지난 4월 "내 생각에는 QE가 대부분 사람이 생각하는 것만큼 실물 경제에 효과적이지 않다"며 비판적인 입장을 내보이기도 했다. 외신들은 그를 옐런에 비해 매파적 성향이라 분류한다.



박 연구원은 "만약 서머스의 성향이 정책에 반영된다면 양적완화 축소가 더 빠르게 일어날 수 있다"며 "한국 뿐 아니라 신흥국으로의 자본유입 축소·중단·자본유출도 더 빠른 속도로 벌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렇게 되면 원화가치는 상대적으로 가파르게 떨어진다. 환율은 오르고 채권 가격도 더 하락한다. 미처 손을 쓰지 못한 보유채권은 손실을 면하기 어렵다. 금리가오르며 아직 정리가 안된 1천조원의 가계부채도 이자부담이 가중된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도 "옐런이 된다면 현재와 큰 차이는 없겠지만,서머스가 된다면 출구전략의 속도·강도가 옐런보다 강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 연구위원은 "한국의 외환부문은 튼튼하지만 외국인 자본이 더 빠르게 유출될수 있기 때문에 국내 금융시장이 충격을 받을 수도 있다"며 "이런 점을 잘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시장에선 서머스보단 옐런이 선택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CNBC가 26일(현지시간) 내놓은 설문조사에 따르면 월가 전문가 40명 중 70%(28명)은 오바마가 옐런을 지명할 것이라 답했다. 서머스는 25%(10명)에 그쳤다.



그러나 오바마는 27일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차기 Fed의장이 인플레이션을제어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못을 박았다. 이것이 상대적으로 매파인 서머스를 암시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박성욱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옐런이든 서머스든, 제3의 인물이든 결국돈을 거둬들이는 방식·방법에 약간에 차이가 있을 것"이라며 "시장에 충격을 덜 주며 부드럽게 의사전달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돼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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