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기금 내년말 종료…조선·해운 '비상'>

입력 2013-07-28 06:01
캠코 운용 구조조정기금 2014년말 종료…연장 가능성 적어



금융기관과 기업들의 부실채권을인수해 정리해 온 구조조정기금의 종료 시한이 2014년 말로 다가오면서 조선·해운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구조조정기금은 지난 2009년 2월 글로벌 금융위기로 늘어난 금융회사 부실채권과 구조조정기업 자산을 인수해 금융시장 불안을 해소하려는 목적으로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 설치됐다.



기금 운용은 내년 12월31일 종료된다. 기금 자금의 추가 투입을 통한 인수 업무는 이미 지난 2011년 말 끝났다.



그동안 기금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채권, 선박 등에 6조2천억원을 투입해부실대출채권(NPL) 11조4천억원 어치를 인수했다. 이중 7조5천억원어치를 정리하고4조5천억원을 회수했다. 회수율이 73.2%를 기록했다.



특히 '선박펀드'를 통해 4천666억원 가량을 출자, 선박 33척을 인수해 해운업계구조조정을 지원했다. 한진해운[117930](17척), 현대상선[011200](4척), 대한해운[005880](4척), 흥아해운[003280](3척), 동아탱커(3척), 장금마리타임(1척), 대보인터내셔널쉬핑(1척)이 배를 넘겼다.



예정대로 기금이 종료되면 계약상 이들 해운사는 선박펀드에 넘겼던 배를 다시사들여야 한다. 가뜩이나 어려운 조선·해운업계가 한숨을 쉬고 있는 이유다.



조선·해운업계는 글로벌 경기침체로 물동량이 감소해 업황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여기에 최근 대내외 경제여건 악화로 회사채 시장까지 얼어붙으면서 자금난에도시달리는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들이 수천억원대의 선박 매입 대금을 마련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여 구조조정기금 종료 시한이 연장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나 기금 연장 여부는 현재로선 불투명하다. 캠코는 인수한 부실채권을 정리해 내년 말까지 잔여재산을 국고에 귀속시킬 계획이다.



캠코 관계자는 "구조조정기금은 금융위기 대응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연장 여부는 캠코에 달린 것이 아니라 정책적으로 판단될 것"이라며 "아직까지 연장논의가 있다는 얘기는 들어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부실 기업 구조조정의 '시드머니' 역할을 해온 구조조정기금이 청산되면 경기민감업종이 한꺼번에 무너지는 등 위기가 올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다.



캠코 측은 2012년 한국자산관리공사법이 개정되면서 캠코가 공사 자체회계로 개인 부실자산 뿐 아니라 기업의 부실자산까지 인수할 수 있는 길이 열려 기금이 정리되더라도 기업 부실채권 인수·정리 업무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정부도 올해 말 만료 예정인 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을 2018년까지 연장하는 등의 조치를 통해 정부 주도로 혼돈을 막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다만 정부는 앞으로 '정치 논리'보다는 원칙에 따라 엄정한 기업 구조조정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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