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시간제 공무원 늘어나면 부담 더욱 커질듯
정부가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의 임금이 통상근로자와 차별이 없도록 법제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법제화가 실현되면 당장 조(兆)단위의 나랏돈이 추가로 필요해질 전망이다.
재정난으로 허리띠를 조이는 상황에서 자칫 정부의 균형재정 노력이 발목 잡힐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현대경제연구원의 '시간제 일자리의 실상과 대응방안' 보고서를 보면 작년말 현재 정부부문에 고용된 시간제 근로자의 임금을 정규직의 70% 수준으로 맞추는데만 약 1조원이 들어갈 것으로 추산된다.
정부부문이란 공공행정·국방서비스 산업군을 말한다. 말 그대로 공무원이다.
작년 말 현재 이 부문의 총 12만5천199명이 정규직의 70%도 못 받는 저임금 시간제근로자다.
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정부부문의 저임금 시간제 근로자는 시간당 4천900원을받았다. 이를 정규직의 70% 수준(1만3천500원)까지 끌어올리려면 시간당 8천600원을더 줘야 한다.
여기에 이들의 작년 1인당 근로시간(841시간)과 인원수(12만5천199명)를 곱하면현재 고용된 시간제 근로자에게만 연간 총 9천억원의 추가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는계산이 나온다.
이는 순수하게 임금만을 고려한 것이다. 올 하반기 제정될 '시간제 근로 보호법'은 시간제 근로자에게 통상근로자와 같은 수준의 공적연금보험, 퇴직금 등을 보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정부의 추가부담은 1조원을 가뿐히 넘을 전망이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저임금 시간제 근로자 1인당 연간 720만원의 추가비용이 발생한다"며 "이는 정부부문의 시간제 일자리 규모가 크고 정규직의임금도 상당히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방식으로 교육서비스업의 저임금 시간제 근로자 19만1천673명을 위해서는1조9천256억원이, 보건복지서비스업의 4만6천822명에겐 2천154억원이 더 필요하다.
이 두 업종의 일자리 상당수 역시 정부 고용분이다. 단순히 계산해도 내년 공공부문에서만 3조원이 넘는 부담발생이 불가피하다.
문제는 이 돈이 대부분 정부 재정에서 추가로 나와야 한다는 점이다. 현재 정부의 공약가계부상 관련예산 6조원엔 이 비용이 포함돼 있지 않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정부가 말하는 반듯한 시간제 일자리란 4대 보험을 일정수준 적용하고 고용안정성을 보장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임금을 어느 수준까지 높여주겠다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달 시간제 일자리를 현 149만개에서 2017년까지 242만개로 늘리겠다며 "2014년부터 7급 이하 시간제 공무원을 채용하는 등 공공부문이 이를 선도하겠다"고 공언했다. 앞으로 재정부담은 대폭 커질 수밖에 없다.
이 연구위원은 "정부가 시간제 일자리를 늘리고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를 줄이는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라며 "그러나 재정건전성을 고려하며 점진적으로 진행할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banghd@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