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가 박근혜 대통령의 지방공약 가계부의 윤곽을 마련함에 따라 어떤 공약이 현실화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공약집에 담긴 내용은 사업 내용을 수정해서라도 꼭 추진하겠다는 의지가 천명되는 만큼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등 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사업 타당성에 면밀한 검토가 이뤄지는 만큼 일부 공약은 경제성을 반영해 수정·변경돼 실현될 것으로 예상된다.
◇ "정책 공약집에 나와야 공약" 기획재정부가 1일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에 보고한 '박근혜 정부 지방공약 가계부'에 따르면 정부는 박 대통령이 대선 당시 약속한 105개 지방공약에 필요한 사업비124조원을 마련해 최대한 이행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우선 새 정부가 약속한 공약의 기준은 18대 대선 새누리당 정책공약집에 담긴내용이다. 공약집에 문서상으로 명기되지 않은 내용이라면 정부의 공약 이행계획에도 빠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전북 지역의 동서횡단철도 건설 사업은 사업 시행 여부가불투명해질 것으로 보인다.
새만금과 경북 김천을 가르는 이 사업은 5조원 이상이 소요되는 대형 사업이다.
대선 당시 새누리당 공약집에는 '새만금 사업 추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의국회 통과에 따른 후속조치를 조속히 시행해 새만금 사업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추진을 적극 지원하겠다면서 새만금개발청 설치, 새만금사업특별회계 설치 등 공약만담겼다. 전북지역의 동서횡단 사업은 공약집에 명시되지 않았다.
부산이나 밀양 인근으로 추진되는 동남권 신공항은 이번 공약가계부에 들어가지는 않았지만 이미 예산이 반영된 국가사업으로 절차에 따라 추진될 예정이다.
◇ 경남북 내륙철도·호남KTX 탄력 정부는 박 대통령이 대선 당시 제시한 105개 지방 공약 중 계속 사업은 지속하고 신규 사업은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쳐 우선순위별로 진행하되 타당성이 부족한 것은 수정해서라도 진행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일산 킨텍스와 수서, 인천 송도와 서울 청량리, 의정부와 금정을 잇는 3개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건설 사업은 추진될 가능성이 커졌다.
수도권의 만성적인 교통난 해소를 위해 경기도 어디에서나 서울 도심에 30분대에 접근 가능하도록 하는 이 사업에는 13조원 이상의 예산이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경북 김천과 거제를 잇는 남부내륙철도 사업도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경남북 내륙지방의 개발을 촉진하는 이 사업에는 6조원 이상의 예산이 투입될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정부 때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사업타당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던 춘천-속초를 연결하는 동서고속화철도 사업과 전남 여수~경남 남해를 연결하는 동서교류연륙교(가칭 한려대교) 사업 등도 사업 계획이 일부 수정돼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설악산 국립공원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관광 성수기에 만성적인 교통난을 해소하기 위해 추진되는 춘천-속초 고속화철도는 환동해권 물류 선점 및 시베리아 횡단철도 등과도 연관이 있으며 3조원 이상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여수엑스포 시설을 활용한 관광산업 활성화 차원에서 추진되는 한려대교에도 1조3천억원 가량 예산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광주 송정과 전남 목포를 잇는 KTX 사업도 지방 공약가계부에 담길 것으로 보인다. 환황해권 물류와 교역 등 수요에 대처하고 낙후된 전남 서남해안권 경제 활성화를 위한 사업으로 최소 1조원 이상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외 논산과 대전, 세종, 청주를 잇는 충청권 광역철도, 경인고속도로 지하화도재원 마련 계획이 마련된 것으로 보인다.
◇당장 많은 돈 안 든다지만…이행 가능성은 미지수 지방공약에 투입될 총사업비 124조원 가운데 정부가 들여야 할 돈은 당장 많지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사업 대부분을 가급적 민간투자사업으로 추진하거나 중요도에 따라 우선 순위를정해 중장기적으로 하겠다는 게 정부의 원칙이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 임기 5년 동안 실제로 정부가 부담해야 할 몫은 수십조원 정도일 것"이라는 일각의 추정은 그래서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그러나 정부의 지방공약 이행계획이 제대로 될지 의구심이 든다. 안팎의 여건이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경제는 현재 경제성장률이 8분기 연속 0%대를 기록할 정도로 침체의 늪이깊어진 상태인데 설상가상으로 글로벌 금융불안에 따른 실물경제 타격마저 우려된다.
민자사업에 중심축으로 나서야 할 건설사들은 수년간 부동산경기 침체에 심각한자금난에 허덕이고 있다. 민자사업에 차며하고 싶어도 돈이 없다는 것이 건설업계의설명이다.
나라 곳간은 더욱 우려스럽다. 올해 세수는 1분기에만 8조원이 펑크났고 경기둔화와 내수침체가 장기화하면서 국채발행을 늘려야 한다는 전망이 많다.
더욱이 135조원의 공약가계부의 현실성에 대한 우려가 가시지 않은 상황이다.
익명을 요구한 민간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지자체 선거를 앞둔 정치권의 요구등이 있겠지만 정부가 보다 냉정히 현실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며 "처음부터 할 수있는 것과 없는 것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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