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신경전 끝에 8년만에 원ㆍ엔 스와프 중단
한국과 일본은 내달 3일 만료되는 30억 달러 상당의 원·엔 통화 스와프 계약을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고 한국은행이 24일 밝혔다.
양국은 자존심을 건드리는 신경전 끝에 원ㆍ엔 스와프를 8년만에 중단키로 한 것이다.
양국간 원·엔 통화 스와프는 2005년 5월 30억달러 상당으로 출발해 200억달러→30억달러→300억달러 상당으로 규모는 변했지만 그동안 중단된 적은 없었다.
한은 관계자는 "시간이 도래했고 이번에 만기 연장되는 통화 스와프는 원-달러가 아닌 원-엔 스와프인 만큼 굳이 연장할 필요를 못 느꼈다"고 말했다.
이로써 양국간 통화 스와프는 원-달러, 엔-달러 방식의 치앙마이 이니셔티브(CMI)에 따른 양자간 통화스와프 100억 달러만 남는다.
양국은 통화 스와프를 2011년 10월 총 700억 달러까지 늘렸다가, 작년 8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독도 방문을 계기로 관계가 악화된 탓에 130억 달러로 줄었다.
당시 일본은 한국이 연장을 신청하지 않아 확대 조치를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도 일본은 30억 달러 상당의 원ㆍ엔 스와프 만기를 앞두고 한국의 요청이없는 한 연장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이며 신경전을 벌여왔다.
먼저 지난 9일자 일본 언론을 통해 이런 일본 당국의 입장이 흘러나왔다.
또 지난 21일에는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이 기자회견에서 "한국측이 별로 필요 없다고 한다면 일본 나름대로 판단하겠다"면서 일본은 별로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이와 관련, 김중수 한은 총재는 지난 13일 "통화스와프란 것은 당사자 사이에편익이 있다고 생각해서 하는 것이지 한쪽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것이 아니다"면서 "일본 측에서 '요청이 있으면 한다'고 했다는데 적절한 표현은 아니다"고 불편한 심경을 숨기지 않았다.
김 총재는 한-중 통화 스와프는 무역 결제 등에 활용하기도 했지만 한-일 통화스와프는 활용 사례도 없고 30억달러 상당의 스와프는 큰 의미도 없다고 설명했다.
evan@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