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사외이사 10명중 4명은 관료ㆍ법조인 출신

입력 2013-06-20 06:01
평균 연봉 5천만원…KB금융은 7천500여만원안건 찬성률은 99.8%…반대는 사실상 '제로'



금융지주사의 사이외사 10명중 4명은 관료와 법조인 출신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액 연봉 논란에도 이들 사외이사 보수는 올해 더 올라 평균 5천만원으로 집계됐다.



20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086790],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농협금융지주, BS금융지주[138930]의 사외이사 42명 중 관료 및 법조인 출신은 16명으로 전체의 38%를 차지했다.



우리금융이 4명으로 가장 많고 KB금융·BS금융(각 3명), 신한금융·하나금융·농협금융(각 2명) 순이다.



BS금융은 사외이사 5명 가운데 관료 및 법조인 출신으로 김성호 전 법무부 장관, 김우석 전 자산관리공사 사장,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있다.



우리금융 사외이사 7명 중에는 이용만 전 재무부 장관, 박영수 전 서울고등검찰청 검사장, 이형구 예금보험공사 저축은행지원부장이 있다.



이경재 전 중소기업은행장, 배재욱 전 대통령민정수석실 사정비서관, 김영과 전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장은 KB금융지주 사외이사다.



하나금융에는 박봉수 전 대통령비서실 정책기획비서관, 신한금융에는 남궁훈 전예금보험공사 사장, 농협금융에는 배국환 전 감사원 감사위원이 사외이사로 일하고있다.



나머지 대부분의 사외이사들도 정부 기관이나 위원회 위원 등의 경력을 가지고있어 정부가 금융지주 회장 선임 등에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관치금융을 하더라도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금융지주의 사외이사들은 2010년부터 작년까지 총 400여건의 안건을 처리했지만단 1건을 제외하고는 모두 가결, 무려 99.8%의 통과율을 보여준 것으로 분석됐다.



유일한 부결 건은 KB금융의 ING생명 인수안이었는데 당시 사외이사들은 보험 산업 전망의 불투명성을 내세워 반대표를 던졌다. 그러나 정권 교체기에 사외이사들이다음 정권의 눈치를 봤다는 뒷소문이 금융권에서 돌기도 했다.



이와 관련, 정부는 금융지주사 이사회가 최고경영자(CEO) 후보 추천권을 갖고경영진의 자산 유용 여부까지 감독하도록 하는 금융사 지배구조 개선안을 마련, 최근 발표했다.



사외이사가 CEO를 감시하도록 하려는 취지다.



그러나 현재 금융지주 사외이사의 구성이나 활동 현황을 보면 'CEO 지원부대'라는 한계에서 벗어나기 어려워 지배구조 개선안 자체가 현실을 잘 모르는 '속 빈 강정'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일부 금융지주사는 올해 사외이사 보수 책정액을 올려 눈길을끌고 있다.



신한금융의 사외이사 1인당 보수는 작년 6천100만원에서 올해 6천260만원으로상향 조정됐다. 농협금융도 4천575만원에서 5천200만원으로, DGB금융지주[139130]는1천822만원에서 3천400만원, BS금융지주는 3천300만원에서 4천만원으로 각각 올랐다.



금융지주 중 사외이사 보수가 가장 높은 곳은 KB금융지주로 1인당 평균 7천456만원에 달했다.



이들 금융지주사의 연평균 사외이사 보수는 5천만원 수준이다.



사외이사들은 1년에 10여차례 이사회에 참석하고 보수를 챙기기 때문에 이사회때마다 평균 500여만원을 받는 셈이다.



이와 관련, 금융당국은 사외이사의 보수를 개별적으로 공시하고 활동 내용에 따라 보수가 차등 지급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당장에 금융지주 체질이 바뀌기는 어렵겠지만, 자체 지배구조 모범규준을 만들고 공시를 강화하다 보면 점진적으로 사외이사의 역할과 책임이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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