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 행장 퇴임에 경영공백 우려…경영능력 첫 시험대
임영록 KB금융[105560] 회장 내정자와 KB국민은행 노조의 갈등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 노조는 지난 7일부터 일주일째 회장 내정자인 KB금융 임영록 사장의 명동 본사 출근을 막고 있다.
국민은행 노조는 "'관료 출신도 금융지주 회장이 될 수 있다'는 신제윤 금융위원장의 발언에서 드러난 관치금융 행태를 묵과할 수 없다"며 무기한 출근 저지투쟁을 벌이고 있다.
노조의 저지에 임 사장은 사무실로 들어가지 못하고 시내 모처에서 업무보고를받고 있다.
일주일째 이어진 출근 저지는 금융권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운 극한 대립이라고할 수 있다.
2010년 7월 어윤대 KB금융 회장의 취임 때도 노조는 출근저지 투쟁을 선언했으나, 본격적인 출근저지 활동을 벌이지는 않았다.
지난해 신동규 농협금융지주 회장의 선임 때도 노조가 '낙하산 인사'를 반대한다며 출근저지 투쟁을 벌였으나, 단지 이틀간 이어졌을 뿐이다.
더구나 민병덕 국민은행장이 이날 퇴임해 KB금융그룹 내에 경영 공백이 생기는게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전날 국민은행 노조는 여의도 본점 앞에서 임 내정자의 취임을 반대하는 대규모집회를 열기도 했다.
임 내정자는 노조에 서운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지금은 내정자 입장이 아닌 KB금융 사장으로서 정상적인업무를 챙기기 위해 나선 것인데, 왜 업무를 못 하게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노조의 시각은 다르다.
박병권 국민은행 노조위원장은 "임 내정자는 KB금융 사장 시절은 물론 회장으로내정된 후에도 노조와 대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며 "단순한 관치금융문제가 아니라 노조와 소통하려는 마음이 전혀 없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결국, 사태 해결은 임 내정자가 노조와 대화의 실마리를 어떻게 찾아 풀어나가느냐에 달렸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노조와 갈등을 겪은 다른 금융지주 회장이나 은행장들도 노조와의 대화창구를 마련, 사태를 해결한 바 있다.
윤용로 외환은행장은 지난해 2월 취임 때 노조의 출근저지 투쟁이 벌어지자 아예 출근을 보류하고 노조와 물밑 대화를 벌여 노사 합의를 끌어냈다.
결국, 윤 행장은 일주일 뒤 외환은행 노조위원장에게서 장미 꽃다발을 받으며출근할 수 있었다.
11일 취임한 임종룡 농협금융지주 회장도 6일 회장으로 내정된 다음날 바로 노조 사무실을 찾아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나눈 끝에 서로 신뢰를 쌓을 수 있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노조 측과 대화와 소통의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도 금융지주 회장의 중요한 책무 중 하나일 것"이라며 "임 내정자가 경영의 첫 걸음을 잘 뗄수 있느냐는 노조와의 원만한 관계 정립에 달렸을 수 있다"고 말했다.
ssahn@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