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대표 뽑을 때 회장 권한 줄어들듯
KB금융 사외이사들이 계열사 대표 선임 등에서회장의 영향력을 제한하는 안을 추진하고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의 일부 사외이사들은 계열사 대표이사 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의 구성 방식을 바꾸는 방안을 조만간 이사회에서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KB금융 대추위는 회장, 사장, 사외이사 2인 등 4명으로 이뤄졌다. 계열사대표이사 후보를 회장이 추천하면 대추위가 승인하는 방식이다. 가부 동수이면 회장이 캐스팅 보트를 행사할 수 있다.
KB금융 사외이사들은 이러한 방식이 사실상 회장에게 전권을 주는 방식이어서대추위의 존재 의의 자체가 없지 않느냐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또 다른 금융지주사들과 비교해도 회장의 권한이 지나치게 크다는 지적도 한다.
하나금융의 경우 하나은행장, 우리은행장, 하나대투증권 등의 계열사 대표를경영발전보상위원회(경발위)에서 추천한다. 경발위는 회장 1명, 사외이사 3명으로이뤄지며, 가부 동수이면 부결로 처리한다.
신한금융의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도 회장 1명, 사외이사 3명의 구조이며, 가부 동수일 때 회장이 캐스팅 보트를 행사하지 않는다.
한 KB금융 사외이사는 "현재 KB금융 대추위는 구성 측면에서 봐도 모양새가 보기 좋지 않다는 지적이 있어 이사회에서 대추위 구성 변경 등을 논의해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만약 KB금융 이사회에서 대추위 구성 방식을 변경한다면 차기 국민은행장 선출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KB금융 이사회는 지주사 회장, 사장, 국민은행장 등 3명과 사외이사 9명으로 이뤄져 있어 사외이사들이 대추위 구성 변경을 추진한다면 그 뜻이 관철될 가능성이높다.
현재 차기 국민은행장 후보로는 최기의 KB국민카드 사장, 윤종규 KB금융 부사장, 김옥찬 국민은행 부행장, 석용수 국민은행 고문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KB금융 회장 후보로 올랐다가 5일 회장후보추천위원회 면접에서 사퇴 의사를 밝히고 국민은행장 도전 의사를 밝힌 최 사장이 가장 앞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대추위 구성이 바뀌면 대결 구도에도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에서 금융지주사 회장들의 권한을 제한하는 모범규준을 추진하는 상황이어서 KB금융 사외이사들의 움직임이 어떤 결말을 불러올지주목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전에도 국민은행 노조가 서울 명동 본사로 출근하려는 임영록 회장내정자를 막아서 지난 7일과 10일에 이어 3일째 임 내정자는 본사 출근을 포기해야했다.
ssahn@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