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정보 보유 미국·싱가포르 등과 협력 추진
금융감독원이 조세피난처와 불법 외환거래 혐의가 있는 인물들의 조사에 속도를 내기 위해 국제 공조를 추진한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국세청과 관세청, 한국은행 등 감독·사정당국과 협업 체제를 구축한 데 이어 핵심 정보를 가진 미국 등과 자료 공유에 나서기로 했다.
최근 미국을 방문 중인 최수현 금감원장은 미국 재무부 산하 금융정보분석기구(FinCEN) 등과도 자료를 공유하는 등 협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기관은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보다 방대한 자료를 갖고 있어 역외 탈세와 외환거래법 위반조사를 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최 원장은 "뉴스타파 등이 공개한 인사들을 대상으로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하는과정에서 외국환관리법상 신고 및 사후 관리 등을 제대로 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면서 "페이퍼컴퍼니를 만든 뒤 돈이 오가면서 법 위반이 있을 수 있으며 물증 확보가 쉽지 않지만 나름대로 축적한 조사 또는 검사 노하우가 있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등 다른 관련국과의 협조도 강화할 방침이다.
비영리 독립언론 뉴스타파가 밝힌 아랍은행 싱가포르 지점이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남 전재국씨의 페이퍼컴퍼니를 위탁 관리한 점은 이 은행이 유령회사 설립·운영에 깊이 관여했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최근에 뉴스타파가 공개한 조민호 SK증권 부회장의 페이퍼컴퍼니 계좌도 이 은행에서 관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아랍은행 싱가포르지점은 큰 손 위주로 영업하는 프라이빗뱅킹(PB)이다. 특히한국인 간부 2명이 근무하며 한국인 고객을 상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금감원은 최근 아랍은행 서울 및 싱가포르 지점 등에 자료 협조를요청한 상태다.
금감원 관계자는 "다른 은행과 마찬가지로 아랍은행에도 혐의 관련 인물들의 거래 내역을 제출해달라고 협조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금감원이 이처럼 국제 공조를 추진하는 것은 역외 거래 특성상 국내에서 혐의를완벽하게 밝혀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현재 금감원은 전씨를 포함해 20여명에 대해 조세피난처를 설립, 운영하는 과정에서 외환거래법을 어겼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조사하고 있다.
앞서 금감원, 국세청, 관세청, 한은은 2005년 이후 8년여만에 조세피난처 관련역외 탈세 혐의자에 대해 정보 교류를 포함해 실시간 협업 체제를 구축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외환거래법위반 혐의가 드러나면 과태료 부과와 동시에 국세청과 검찰 등에 통보할 예정이다. 한은도 외환거래 현황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국세청은 이를 토대로 해당 기업 등에 대해 세무 조사를 벌이고 관세청 등도 해당 수출기업을 점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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