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는 가능성 작아…비교우위 달라 눈치싸움 치열
ING생명의 한국법인 매각이 본입찰 경쟁에서 한화생명[088350], 동양생명[082640], MBK의 3파전으로 좁혀졌다.
2일 보험업계와 투자은행(IB)업계 등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본입찰 인수 제안서에서 제출한 인수 제안가격이 다른 경쟁사에 비해 훨씬 못 미쳐 우선협상대상자로선정될 가능성이 희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나머지 경쟁사들은 비교 우위가 각기 달라 치열한 눈치싸움을 벌이는 양상이다.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는 본입찰 제안서에 기존 100% 인수 입장에서 50%+1주 인수 전략으로 선회했다.
ING그룹은 2008년 국제 금융위기 직후 네덜란드 정부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아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와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아시아 보험법인 지분을 처분하는내용의 협약을 맺은 바 있다.
협약 내용에 따르면 ING생명 한국법인은 올해까지 지분 50%+1주, 2016년까지 지분 100%를 모두 매각해야 한다.
ING생명은 원하는 인수 가격이 나와 올해 지분을 모두 매각하면 좋겠지만, 원하는 가격이 나오지 않는다면무리해서 매각할 이유는 없다는 입장이다. MBK파트너스가본입찰에서 바꾼 전략은 ING생명으로서는 분명히 반기지 않는 카드다.
동양생명은 가격과 매입 지분(100%) 면에서 MBK보다 앞선 것으로 알려졌으나,대주주인 보고펀드가 금융당국의 적격성 심사 기준에 미달할 가능성이 가장 큰 약점이다.
보험업법에 따르면 보험사의 출자 한도는 총자산의 3% 혹은 자기자본의 60%다.
동양생명의 지난 2월 말 기준 총자산 규모는 약 17조원, 자기자본은 약 1조5천억원임을 고려할 때 동양생명이 ING생명 인수전에서 출자할 수 있는 금액은 5∼6천억 정도다.
ING생명 최소 인수가로 알려진 2조2천억원에서 적어도 1조 6천∼7천억원은 동양생명의 대주주인 보고펀드가 기금을 통해 새로운 투자자를 끌어모아야 한다는 얘기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보험사의 대주주가 되려면 금융당국의 적격성 심사를받아야 한다"며 "외국계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와 보고펀드는 과거 '먹튀' 논란을빚은 론스타 트라우마를 연상시켜 당국의 허가를 받아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점에서 상대적인 우위에 있는 한화생명은 지난달 31일 이사회의 승인을 받아 ING생명 본입찰 인수제안서를 제출했다. 다른 경쟁사보다 일주일 늦게 인수 제안서를 제출하며 분위기를 살피다 인수 가격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
국세청의 특별 세무조사를 받으며 한바탕 홍역을 치른 한화생명은 사장이 직접"ING 생명 인수는 한화생명의 미래를 위한 것"이라며 "국세청의 세무조사는 인수에별 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강한 인수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ING 생명 안팎에서는 한화생명이 경영진으로부터 신뢰를 잃었다는 분위기가 대세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ING생명 동남아 법인 인수 과정에서 인수가격을 3조원대 후반으로 했다가 본입찰에서는 2조원대로 낮추며 협상에 실패한 경험이 있기때문이다.
우선협상 대상자는 이르면 이번 달 중순께 결정된다는 얘기가 나돌지만 현재로서는 변수가 많아 섣불리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redflag@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