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및 소비지출 세부 내용 추가>>가계지출 4년만에 첫 감소…술값 지출 10.1% 늘어고소득층 지갑 닫아…소득 분배지표는 다소 개선
가계의 소득과 지출이 2008년 금융위기이후 가장 나쁜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은 늘었지만 경기 불확실성으로 씀씀이를 줄이면서 '불황형 흑자' 규모는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저소득층의 소득이 상대적으로 큰 폭으로 늘어 빈부 격차는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 소득증가율 2009년 3분기 이후 최악 24일 통계청이 발표한 1분기 가계동향을 보면 전국 2인 이상 가구당 월평균 명목소득은 419만3천원으로 작년 1분기보다 1.7% 늘었다.
이는 2009년 3분기 -0.8% 이후 3년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의 소득 증가율이다.
명목 소비지출은 254만3천원으로 1년 전보다 1.0% 감소했다. 세계 금융위기가닥친 2009년 1분기(-3.6%) 이후 첫 감소다.
소득과 지출이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는 의미다.
물가상승분을 제외한 실질 기준으로는 소득이 0.3% 늘었고 소비는 2.4% 위축됐다.
항목별 소비지출을 보면 의류·신발(4.8%), 주거·수도·광열(3.0%), 보건(2.9%), 교통(1.9%), 통신(1.8%), 오락·문화(3.3%) 등에서 늘었다.
교육(-6.9%)은 정규교육(-16.5%) 부문의 지출 감소로 크게 줄었고, 복지시설(-56.2%)이 포함된 기타상품·서비스(-12.3%)도 지출이 축소됐다.
정규교육에는 누리과정이 시행된 유치원 교습료가, 복지시설에는 무상보육이 확대된 어린이집 보육료가 포함된다.
박경애 통계청 복지통계과장은 "올해 영유아 보육비 지원이 전 계층으로 확산해소비지출이 낮아졌다"며 "다만, 보육비·유치원비 등 정책효과를 제외하더라도 1분기 소비지출은 전년 동기 대비 0.08%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경기 악화로 가구·조명(-11.4%), 가전·가정용기기(-4.5%) 등 경기변동에 민감한 내구재가 포함된 가정용품·가사서비스는 0.5% 하락했다.
식료품·비주류음료도 명목으론 1.6% 줄었으나 실질로는 3.4% 감소했다. 육류·신선수산물 등의 물가안정 영향도 있지만 경기침체로 먹거리 지출이 줄어든 것으로보인다.
주류·담배 지출은 2만7천원으로 2.7% 줄었다. 주류 지출이 10.1%나 늘어난 가운데 담배는 8.8% 감소했다. 경제 여건이 취약한 상황에서 술값을 많이 썼고, 흡연규제 강화 여파로 담배 소비는 줄어든 것이다.
비소비지출은 80만2천원으로 1.5% 감소했다. 이 가운데 이자비용이 월평균 9만3천원(-3.3%) 줄었다. 연금(5.9%)과 사회보험(6.6%)은 늘었고, 경상조세는 0.6% 감소했다.
1분기 월평균 처분가능소득은 339만1천원으로 1.7% 증가했다. 저축능력을 보여주는 흑자액은 84만8천원을 기록, 1년 전보다 10.8%나 늘어났다.
처분가능소득에서 흑자액이 차지하는 흑자율은 25.0%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평균소비성향은 75.0%로 2.1%포인트 감소했다.
박경애 과장은 "경기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로 소비를 줄이다 보니 흑자율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높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 1분위 저소득층 소득 6.7%↑…분배지표 개선 분배 측면에서 보면 다소 개선 추이를 나타났다. 저소득층의 소득 증가율이 더큰데 따른 영향이다.
분위별 소득을 보면 저소득층인 1분위에서 6.7%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지출은 1.8% 줄여 적자가구 비중을 낮추는 효과를 냈다.
2~5분위의 소득 증가율은 0.9~1.7%로 1분위 소득 증가율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1분위에서는 근로소득(6.5%)과 사업소득(10.3%) 모두 증가했으나 2~5분위의 사업소득은 감소하거나 낮은 증가율(-1.5~1.1%)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최저임금 인상이나 공공근로사업 등 정부 정책이 저소득층 가계에 도움을 준 것으로 통계청은 보고 있다.
소비지출의 경우 3분위(1.7%)와 4분위(1.1%)는 증가하고, 1분위(-1.8%), 2분위(-1.3%)는 감소했다. 특히 최고소득 계층인 5분위도 소비를 1.8% 줄인 것으로 집계됐다.
저축능력을 보여주는 흑자율은 1분위가 소득의 증가와 소비지출의 감소 여파로-23.7%로 13.6%포인트 가량 적자폭이 줄었다. 5분위는 40.4%로 흑자율이 2.9% 상승하는데 그쳤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 지난해말 기준 전체가구(1인 및 농가포함)의 처분가능소득기준 지니계수는 0.307로 전년 0.311보다 0.004포인트 하락했다.
지니계수는 인구분포와 소득분포와 관계를 나타내는 수치로 수치가 낮아질수록평등하다는 의미다.
상위 20%(5분위) 계층의 소득을 하위 20%(1분위) 계층의 소득으로 나눈 5분위배율도 5.54배로 1년 전의 5.73배보다 하락했다.
소득이 중위소득의 50% 미만인 계층이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인 상대적빈곤율도 14.6%로 1년 전의 15.2%보다 낮아졌다.
중위소득 50% 이상 150% 미만으로 산정되는 중산층은 인구의 64%에서 65%로 1%포인트 더 많아졌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가계소득 및 지출 증가세가 둔화됐으나 흑자액 증가로 소비 여력이 커져, 추경이나 금리 인하 등의 정책 효과가 가시화되는 하반기 이후에소비·지출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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