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DI '재정확장·금리완화 기조 유지' 권고>

입력 2013-05-23 12:00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3일 '경제전망'에서 내놓은 거시경제정책 권고는 재정 확대와 금리 인하라는 경기 부양기조를 당분간 유지하라는 의미로 요약된다.



내수와 수출 모두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겠지만 대외적으로는 선진국의 재정 긴축 이행과 관련한 불확실성, 대내적으로는 부동산 시장 회복 지연 및 엔저 등이 부정적인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중기적으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국정과제의 우선순위를 조정하고 국민행복기금의 포괄적 채무조정을 일회성으로 제한하라는 조언도 함께 내놨다.



◇ 정부와 유사한 수준…"엔저 따른 수출 위축 크지 않다" KDI가 올해 경쟁률 전망치를 지난해 11월에 제시한 3.0%에서 2.6%로 낮춘 것은기본적으로 정부나 한국은행이 제시한 전망치를 상당 부분 수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앞서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3%로 제시하면서 추가경정예산이 집행되면올해 0.3%포인트의 성장률 제고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KDI의 2.6%는 성장률 제고분을 반영한 정부 전망치와 같은 셈이다.



KDI는 올해 한국 경제가 상저하고(上低下高)의 곡선을 그릴 것으로 봤다. 1분기에 전분기 대비 0.9%였던 경제 성장률이 2분기 0.7%, 3분기 1.0%, 4분기에 1.0%를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부분별로 보면 소비는 작년 대비 2.5%, 고정투자 2.4%, 수출 6.5%, 수입은 5.4%늘어날 것으로 봤다.



여타 부분은 지난해 말 예측치보다 하향조정했지만 수출은 기존 수치를 그대로뒀다. 엔저로 수출기업의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지만 세계 경제 성장세가 점차 확대되면서 수출 증가세는 크게 위축되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경상수지는 397억달러 흑자, 실업률은 3.2%를 기록할 것으로 봤다. 소비자물가는 2.3%로 지난해 말 예상치인 1.8%보다 다소 높아졌다.



대외적으로 유로 지역의 경기 침체가 지속하는 가운데 선진국의 재정 긴축에 관련한 불확실성이 세계 경제의 위협 요인이 될 것으로 봤다.



대내적으로는 자산 가격 하락 및 기업의 수익성 악화가 소비·투자·임금 상승등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내년 성장률은 3.6%로 내다봤다. 소비가 3.3%, 고정투자 5.0%, 수출 8.6%, 수입은 8.4%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경상수지 흑자는 307억달러, 소비자물가 2.6%, 실업률은 3.2%였다.



◇ "경기대응 기조 유지해야"…수위는 다소 낮춰 KDI는 이 같은 상황 인식을 토대로 당분간 재정·통화정책을 확장 기조로 이어가야 한다고 권고했지만 추경과 전반적인 회복세를 고려해 강도는 다소 낮췄다.



재정정책은 확장 기조를 이어가되 중장기적인 재원 마련 등을 감안해 국정과제우선순위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특히 재정지출의 급격한 증가를 막는 가운데 기존 사업에 대한 지출 구조조정이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재정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문제 제기다.



이는 추가적인 총지출 확대를 고려하는 등 경기 대응력을 제고해야 한다는 지난해 11월 정책권고와 다소 뉘앙스 차이가 있다.



통화정책은 현재의 완화적 기조를 유지하되 향후 물가 상승세와 경기 여건에 따라 상방과 하방 모든 방향으로 신축적으로 운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역시 금리를 추가 인하해 경기 부진에 더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언급한 지난해 말 권고와 상당한 격차가 있다.



금리 인하 기조가 맞기는 하지만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지고 있으므로 출구전략을 서서히 고민해야 할 수도 있다고 조언한 셈이다.



통화당국이 경제주체의 신뢰 확보를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 최근 금리 인하 때 시장과 의사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은 부분을 꼬집기도 했다.



국민행복기금의 포괄적 채무조정은 시장 규율을 고려해 일회성으로 제한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채무자의 상환 능력 등에 대한 철저히 검증을 거쳐 채무를 조정해야한다고 제안했다.



선진국의 확장적 통화정책에 따른 단기성 국제자본의 유출입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필요성도 제시했다. 금융시장 안정성이 우려된다면 거시건전성 감독을 강화할 필요도 있다고 강조했다.



노동 정책과 관련해서는 정년연장법이 정착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고학력 청년층에는 청년 인턴제를 운영하고 저학력 청년층은 '선 취업·후 진학'을 활성화함으로써 노동시장에 조기 진입시켜야 한다고 제안했다.



성장 잠재력을 강화해 일자리가 창출되는 선순환 구도를 만들기 위해 사회안전망을 확충할 필요성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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