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엔저' 심화…기업 경쟁력·수익성에 타격>

입력 2013-05-08 19:28
'원고(元高·원화가치 상승)'와'엔저(円低·엔화가치 하락)'가 겹쳐 100엔당 1,100원선이 깨졌다.



원·엔 재정환율은 8일 오후 100엔당 1,098원대로 떨어졌다. 100엔당 1,100원이무너진 건 4년8개월 만이다.



최근 원·엔 환율 하락의 이유는 아베 신조 총리가 주도하는 일본의 양적완화로엔화가치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최근 달러당 100엔 돌파를 앞두고 98~99엔에서 숨고르기를 하지만, 전반적인 엔화 약세가 원·엔 환율의 하락으로 이어진 것이다.



여기에 주요 선진국의 경기부양 정책에 따라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나타나 원화가치가 상승한 게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시장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원·엔 환율 하락은 우리나라 수출기업에 두 가지 측면, 즉 국제 경쟁력과 수익성에 모두 악재로 작용할 우려가 크다.



엔화가치의 하락으로 국제 시장에서 달러화 표시 일본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져 일본산 제품과 경쟁하는 한국산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



원화가치 상승은 여기에 더해 달러화로 받은 수출 대금을 원화로 바꿀 때 예전보다 손에 쥐는 돈이 적어져 기업의 채산성을 악화시킨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엔·달러 환율 상승으로 원·엔 환율이하락하다가 최근에는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원·엔 환율이 추가 하락했다"며 "엔저로 대표되는 '아베노믹스'의 효과가 시차를 두고 본격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내 실물 경기에 악영향을 주는 '원고·엔저' 현상은 앞으로도 상당 기간 지속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세계적으로 원화를 비롯한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커져 외환당국의 '환율 방어'에도 한계가 있다.



손은정 우리선물 연구원은 "오늘 당국의 구두 개입도 원·엔 환율의 수준 자체보다는 하락 속도를 조절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 같다"며 당분간 원·엔 환율 하락이란 '대세'를 거스르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는 일단 원·엔 환율의 추이를 주의 깊게 지켜보면서 필요할 경우 실제 조치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환율 추이를 유의하면서 보고 있다"며 "다만, 현재 상황에선 원·엔 환율만 갖고 향후 방침이나 개입 여부를 언급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zheng@yna.co.kr rainmaker@yna.co.kr charg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