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부실대출 눈덩이…올들어 2조원 급증

입력 2013-05-08 06:02
회수가망 전혀없는 '추정손실' 25.1% 늘어



올해 들어 은행권에 부실대출이 2조원 새로 쌓였다. STX[011810]를 비롯한 대기업의 잇따른 부실과 가계대출 연체에서 비롯한 결과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국민·신한·하나·외환·기업 등 6개 시중은행의부실대출 잔액은 올해 3월 말 현재 13조1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이들 6개은행의 부실대출 잔액 11조6천억원보다 1조5천억원(12.9%) 늘어난 규모다.



이들 은행의 대출규모는 전체 은행권의 80%를 차지한다. 은행권 전체로는 약 1조9천억원의 대출이 부실해진 셈이다.



부실 대출은 회수 가능성에 따라 채권 회수가 어려울 수도 있는 '고정', 채권회수에 심각한 어려움이 발생한 '회수의문', 채권을 회수할 수 없다고 확정된 '추정손실' 등 3단계로 분류된다.



고정으로 분류된 대출은 7조1천억원에서 8조원으로 9천억원(11.7%) 늘었다. 회수의문 대출은 2조3천억원에서 2조4천억원으로 1천억원(6.4%) 증가했다.



건전성 분류 단계의 가장 밑에 있는 추정손실, 즉 전혀 회수할 가망이 없는 대출이 올해 들어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지난해 말 2조1천억원에서 지난 3월 2조7천억원으로 3개월 새 6천억원(25.1%) 급증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STX 그룹을 비롯한 대기업 여신에서 큰 손실을 본 데다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빚을 갚지 못하는 가계가 늘어난 탓에 부실 대출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부실 대출에 대해 은행들은 대손충당금을 쌓아야 한다. 기업대출의 경우 고정은대출금의 20%, 회수의문은 50%, 추정손실은 100%가 최저 적립 비율이다.



앞으로도 부실 대출이 쌓여 은행들이 하나 둘 손실을 내기 시작하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금융위기 때처럼 국제결제은행(BIS) 비율이 하락하고 대출 가능 재원이줄어드는 '신용경색'의 상황이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올해 상반기 정기신용위험 평가에서 조선·해운·건설업을 중심으로 30여개 정도의 대기업을 워크아웃 또는 법정관리 대상으로 분류할 것으로 보여 막대한 대손충당금을 쌓아야 할 판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은행 부실이 늘어 충당금 부담이 커지면 대출 가능 재원이 줄어들 수 있지만, 아직 BIS 비율이 높은 편이라 그런 최악의 상황은 아니다"고설명했다.



zheng@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