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比 33% 급증…자영업 대출 줄이고 법인 대출 확대
은행들이 올해 1분기 중소기업에사상 최대 규모인 약 12조원의 대출을 확대 공급했다.
중소기업 지원을 최우선 과제로 삼은 박근혜 정부의 출범 영향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대부분이 우량기업이나 담보·보증 위주 대출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은 올해 1분기에 약 12조2천억원 늘어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중소기업 대출 증가액 9조2천억원에 견줘 33% 늘어난 규모다.
이로써 은행들이 금융당국에 제출한 올해 중소기업 대출 목표액 30조8천억원의40% 가량이 3개월 만에 채워졌다.
올해 1분기 중소기업 대출 증가액 가운데 개인사업자(자영업자) 대출은 2조8천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1천억원 줄었다. 반면, 중소법인 대출 증가분은 6조3천억원에서 9조4천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과거 중소기업 대출의 절반가량은 자영업자 대출이었다. 은행들이 자영업자 대출을 자제하고 중소법인 대출을 늘린 것은 고용창출 효과가 큰 법인 대출에 주력해달라는 금융당국의 주문에 따른 것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자영업 대출은 상당 부분 가계 대출과 성격이 비슷해 국내총생산(GDP)을 늘리는 데 별로 도움이 되지 않고 가계 부채 규모만 키우는 측면이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중소기업 대출은 신용등급이 좋거나 담보가 있는 우량 중소기업에 편중됐다. 은행들은 '영업비밀'을 이유로 공개하지 않지만, 중소기업을 10~19단계로 자체 등급을 매겨 이 가운데 상위 등급에 주로 돈을 빌려준다.
국회 정무위원회 박대동 의원(새누리당)이 확보한 자료를 보면 중소기업 대출이100조원을 넘은 기업은행[024110]은 지난해 상반기 'AAA+'에서 'BBB'의 우량등급 중소기업에 65조원(62.8%)을 지원했다.
지난해 새로 공급한 중소기업 대출 4조7천억원 가운데는 담보대출(2조3천억원)과 보증부대출(1조6천억원) 등 떼일 염려가 적은 대출로만 83.5%를 늘렸다. 신용대출은 8천억원(16.5%) 공급하는 데 그쳤다.
한 시중은행의 여신심사 담당 임원은 "아무래도 신용등급이 높거나 대기업 계열인 중소기업에 주로 대출하기 마련"이라며 "돈을 갚을 수 있을지 전망이 불투명한기업에 돈을 빌려주는 데는 주저하게 된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이에 따라 은행들의 1분기 중소기업 대출의 세부 실적을 분석, 문제점이 없는지 파악할 방침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우량 중소기업과 대기업 계열사 위주로 대출이 나간다는 지적과 담보·보증 위주의 대출이 많다는 것은 알고 있다"면서 "개선책이 필요한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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