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제윤 "국민행복기금, 만병통치약 아니다"(종합)

입력 2013-04-22 11:40
<<참석자 발언 내용 추가.>>빚 탕감→신용회복→상환능력 강화 선순환 강조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국민행복기금이 성공을 거두려면 채무조정이 빚 탕감으로 끝나지 않고 신용회복과 연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덕적 해이를 막고자 심의위원회에서 채무자의 상환 능력을 꼼꼼하게 따져봐달라고도 주문했다.



신 위원장은 22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국민행복기금 가접수 현황 점검 및서민금융 상담행사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국민행복기금이 만병통치약은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채무의 늪에서 시달리는 분들이 행복기금으로 (문제를) 다 해결할 수는 없기 때문에 신용회복과 연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채무 탕감이 아니라 잘 상환하는 능력을 배양하는게 중요하다"며 "고용부등과 협력해서 스스로 빚을 갚아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단순히 빚을 깎아주는 게 아니라 빚을 쪼개 갚아 나가면서 새롭게 일자리를 얻어 '상환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신 위원장은 일각에서 제기하는 도덕적 해이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채무 감면율을 조정할 때 연령이나 연체 기간 등을 통해서 결정하는데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채무조정 심의위원회를 만들어서 개별적으로 세심하게 봐달라"고 주문했다.



자신이 지원 대상임을 모르고 지나치는 일이 없도록 홍보를 활성화하고 상담 과정에서 채무자의 사연이 주위 사람들에게 알려지는 일이 없도록 주의하는 한편 4천100여개 금융기관이 채무조정에 잘 협력해줄 것을 당부했다.



박병원 국민행복기금 이사장은 "도덕적 해이를 조장한다는 우려가 있지만 최선을 다해 갚을 수 있는 데까지 빚을 갚아보겠다는 노력에 대해 사회가 도움을 주는것이라고 생각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날 서민금융 상담회에서는 장기 연체로 채권추심에 시달리다 국민행복기금을신청하게 된 대출자들이 참석해 저마다의 사연을 털어놨다.



박모(47)씨는 2002년 친구의 권유로 식품 사업에 투자했지만 사업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서 연체의 늪에 빠지게 됐다고 전했다.



박씨는 "연체금이 한꺼번에 몰리는 바람에 직장 생활하기도 어려워지고 스트레스로 건강상의 문제도 생겼다"며 "(국민행복기금) 혜택을 통해 새 마음가짐으로 사회생활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2003년 조그만 슈퍼마켓을 열었다가 대형마트의 등장과 미국발 금융위기로 사업을 접게 됐다는 이모(60)씨는 "(대부업체 추심 때문에) 가게 문을 닫고 몸을 피할수 밖에 없었다"며 "이후에는 할 수 있는 일이 일용직 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채권추심을 견디기 어려웠다는 이씨는 "더 힘든 건 빚 때문에 휴대전화 하나 제명의로 개통할 수 없고 떠돌이 생활을 해야 했던 것"이라며 "채무를 장기적으로 갚을 수 있게 도와주시면 새 삶을 위해 열심히 살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cindy@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