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글리츠 "경제 낙수효과 대부분 나라에서 없다"

입력 2013-04-19 15:35
"고소득층 세율인상, 성장 해치지 않고 불평등 완화"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컬럼비아대 교수는 경제학의 '낙수효과'는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없다고 지적했다.



고소득층에 대한 소득세율을 높이면 경제성장은 해치지 않고 불평등을 완화할 수있다는 주장도 했다.



19일(현지시각) 세계은행(WB)에 따르면 스티글리츠 교수는 지난 15일 미국 워싱턴의 WB에서 열린 '거시정책 콘퍼런스(Rethinking Macro Policy II: First Steps and Early Lessons)'에서 이러한 의견을 밝혔다.



그는 성장이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특히 부(富)가 부자들로부터 가난한 사람들에게 흘러내린다는 이론인 '낙수효과'는 대부분의 나라에서 없었다고 강조했다.



세계적으로 불평등이 심화하면서 선진국에서는 '부자는 더욱 부유하게, 빈자는더욱 가난하게' 되는 중산층 공동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기회의 불평등에 주목해야 하는데, 미국은 선진국 중 계층 이동이 가장 취약한 나라라고 지적했다.



불평등의 원인으로는 ▲지대추구(사회적 기여 없이 사익을 추구하는 행위) ▲약한 노동조합 ▲결혼·인종·남녀차별 등 사회적 관습 ▲법적 제도 ▲세계화 등을 꼽았다.



지대추구와 관련, "이라크 전쟁으로 왜 거대 석유회사가 돈을 많이 벌었겠는가"라며 "미국의 소득 불평등의 상당 부분은 독점기업의 이윤추구, 기업지배구조의 취약성을 이용하는 행위 등 지대추구에서 기인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금융부문의 혁신들은 새로운 부를 창출하기보다는 저소득층의 부를고소득층으로 이전하는데 기여했다"고 꼬집었다.



이를 해결하려면 정부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회의 불평등을 줄이고, 세전소득과 세후소득 분배를 조정해야 한다는 얘기다. 국내총생산(GDP) 외에도다양한 성과지표를 개발할 것도 주문했다.



고소득층에 대한 소득세율 인상에는 일부 긍정했다.



고소득층이 부가가치 창출에 이바지한다면 소득세율 인상 시 투자성향을 낮춰성장을 끌어내리겠지만, 이들이 지대추구 행위를 하고 있다면 성장을 낮추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최상위소득에 대한 세율인상은 성장을 해치지 않고, 이들에 대한 높은 세율부과는 지대추구에 대한 과세를 의미하므로 불평등을 완화하는데기여한다"고 설명했다.



현 시점에서 정부의 긴축정책에는 반대했다.



그는 "긴축은 불평등을 악화시키며, 금융 부문의 긴축은 비용이 더욱 크다"고강조했다.



그는 이어 "유로존의 은행시스템에서는 자본 이동이 자유롭다. 부도(디폴트) 위험이 있는 국가가 이자율마저 높으면 독일과 경쟁이 되겠냐"며 "포르투갈·스페인·그리스·이탈리아 기업들은 자금조달과 일자리 창출이 어려워지는 악순환만 반복될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날 콘퍼런스에는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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