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글로벌 금융위기 및 유럽 재정위기이후 유럽계 은행으로부터의 차입 규모가 크게 줄었지만 여전히 비중이 높아 유로존위기가 심화될 경우 외화조달 유동성 리스크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 글로벌동향실의 김 진 연구원은 13일 '유럽계 은행의 디레버리징과 전 세계 국가간 대출 변화'라는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디레버리징이란 부채를 줄이기 위해 자금을 회수해 대출상환에 나서는 것을 말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에 대한 유럽계 은행의 대출은 2008년 1분기 1천403억9천만달러로 최고점을 기록한 이후 작년 3분기에 699억5천만달러로 절반 이상(50.2%)감소했다. 개도국 가운데 한국이 유럽계 은행의 디레버리징 영향을 크게 받았기 때문이다.
대신 같은 기간 미국과 일본으로부터의 차입이 증가해 유럽계 은행의 디레버리징 영향을 상쇄할 수 있었다.
일본계 은행의 차입은 2008년 1분기 261억7천만달러에서 작년 3분기 437억5천만달러로 67.2% 증가했고, 미국계 은행 차입규모는 같은 기간 283억2천만 달러에서 415억3천만 달러로 46.7% 늘었다.
그 결과 한국의 전체 차입 규모 가운데 유럽의 비중은 2008년 1분기 55.9%에서작년 3분기에는 34.0%로 줄었고, 일본의 비중은 10.4%에서 21.3%, 미국의 비중은 11.3%에서 20.2%로 각각 늘었다.
김 연구원은 "2008년 유럽계 은행에 대한 한국의 차입규모는 아태지역 개도국중 가장 컸으나 디레버리징이 진행된 현재는 중국이나 동남아국가연합(ASEAN) 지역의 차입규모가 훨씬 더 커졌다"고 밝혔다.
하지만 문제는 우리나라의 전체 차입 가운데 유럽계 은행의 비중이 34%로 여전히 가장 높아 유로존 위기가 심화돼 유럽계 은행들이 디레버리징을 확대할 경우 한국은 외화조달 유동성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다는 것이라고 김 연구원은 지적했다.
한편, 한국은행은 12일 발간한 '해외경제 포커스 제2013-15호'에서 최근 유로지역의 경제상황에 대해 "현재로서는 뚜렷한 경기회복 동인을 관측하기 어려워 단기간내 경기회복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한은은 또 "(유로지역의) 재정건전화 정책이 실행과정에서 경제주체의 신뢰를받지 못할 경우 경제의 불확실성이 재차 확대되면서 금융시장 불안이 재연되고 경제주체들의 심리도 악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bingsoo@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