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총재 퇴근길 코멘트 추가>>김중수 총재 서별관회의 불참…'금리 독자 결정' 의지 드러내
오는 11일 한국은행(이하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의 4월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한은과 정부 간에 기싸움과탐색전이 계속되는 형국이다.
경기부양을 위해 추경예산 편성방침까지 밝히고 나선 정부는 한은에 기준금리인하를 전방위로 압박하고 있다.
한은은 작년 10월에 기준금리를 연 2.75%로 인하하고서 5개월 연속으로 동결을결정했다. 정부는 한은도 경기 회복 노력에 동참해야 한다는 주장을 편다.
한은은 이런 요구를 '독립성 훼손'으로 간주한다. 기준금리 결정은 금통위의 고유 권한인데 왜 외부에서 '밤 놔라, 대추 놔라' 식의 간섭을 하느냐는 불만도 토로한다.
이런 기류는 5일 반전되는 듯했다.
김중수 한은 총재가 이날 낮 청와대에서 열리는 '경제금융상황 점검회의(일명서별관회의)'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한은이 외부 압력에 부담을 느낀 나머지 정부 측과 금리문제를 두고 이견조율에나선 게 아니냐는 추론도 나왔다.
기준금리 인하는 공식 안건이 아니어도 불황 극복을 위한 추경예산 등을 논의하다 보면 자연스레 금리 인하 얘기가 논의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전문가들은 장기 불황을 타개하려면 추경 편성 등 재정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기준금리 인하와 같은 통화정책이 뒷받침돼야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지적을 해왔다.
특히 과거에 한은 총재가 서별관회의에 참석하고서 열린 금통위에서는 정부 기대대로 금리가 인하되는 등 조치가 뒤따랐다.
그러나 김 총재는 이날 낮 서별관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며 양측간에 다시 냉기류가 감지된다.
김 총재가 애초부터 이 회의에 참석할 의향이 없었는지, 아니면 참석 예정 사실이 언론에 알려져 부담을 느껴 계획을 바꿨는지는 파악되지 않았다. 김 총재와 한은측은 이 부분을 밝히지 않고 있다.
김 총재는 이날 퇴근길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앞으로의 서별관회의 참석 여부에대해 "'미래를 예측하지 말라(Don't prophesize, particularly about the future)'란 유명한 말이 있다"고 말하며 참석·불참 가능성을 모두 열어뒀다.
분명한 것은 오는 11일 한은이 기준금리를 어떻게 결정할지 예상하기가 더욱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그동안 한은은 현재 경제상황을 완만한 회복세로 평가했다. 저금리기조가 장기화하면 '거품' 등 부작용이 커질 수 있다는 주장도 했다. 금리 동결 쪽에 무게가 실리는 근거다.
그럼에도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정 짓기엔 이르다.
금리인하를 기대하는 외부의 의견은 여전히 수그러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12조+α'의 규모로 추경편성에 나서는 등 경기 회복에 '올인'하는 마당에 한은이 독립성을 내세워 엇박자를 낼 수만은 없다는 점도 부담이다.
상황이 다시 복잡해지면서 오는 11일까지 한은과 정부 간에 기준금리를 둘러싼탐색전과 신경전이 더 치열해 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일각에선 한은이 금리가 아닌 다른 영역에서 정부와 공조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정부 요구가 꼭 금리를 내리라는 게 아니라 경기부양 노력이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한은도 협조해달라는 것이기 때문이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하되 총액한도대출을 늘리거나 지급준비율을 낮추는 등방법으로 정부와 정책 공조를 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 이유다.
그러나 효과 측면에서는 금리 인하만한 카드가 없어 정부의 금리 인하 요구는최종 결정이 나는 순간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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